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


 김씨의 11층 아파트 옆으로 탱크 한 대가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지르며 기어가고 있었다. 아스팔트와 철제 무한궤도의 만남은 그리 유쾌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아스팔트는 부드러운 고무 타이어에나 적합한 것이지, 딴딴하고 거친 무한궤도와 만나는 날이면 주위 사람들에게 고문과도 같은 소음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김씨는 거실의 창문으로 누르스름하게 위장색을 칠한 탱크를 내다 보며, 어쩌다 이런 날이 오게 되었나 생각하게 되었다.  그날 아침 8시였을 것이다. 하늘은 맑고 구름 한 점 없었다. 롯데월드타워가 꽁치색을 발하며 선명하게 보였고, 미세먼지 또한 한 점 없었다.


 "아...에....오늘...그러니까...6월 12일부로...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은...프랑스군...에...세부적인 면에서는...외인부대이지만...에...다시 말해...서울특별시는...프랑스에 의해 통치...됩니다..."

 

 네이버 뉴스에 따르면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실검 1위부터 10위까지 모든 것이 프랑스에 관련된 것이었으며 외인부대, 바게트, 마다가스카르, 캐나다 이민, 프랑스 회화, 장폴 사르트르와 같은 검색어들이 급상승하였다. 김씨는 도대체 서울특별시가 프랑스에 의해 통치받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정말 하루 아침에 모국의 수도가 다른 나라에게 빼앗긴 꼴이었다. 이런 일이 벌어질 수는 없었다. 북한이 쳐들어 온 것도 아니었으며 일본이 독도를 불법 점거한 것도 아니었다. 유럽의 짱깨라고 불리는 프랑스가 그냥 서울을 먹어버린 것이였다. 김씨는 평소에 자신이 프랑스에 가지고 있던 감정들을 떠올려 보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無. 0. zero. 였다. 시발.

 긴급 속보가 광화문 광장에서 프랑스 통치 반대 집회가 열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김씨는 그래도 여전히 서울에는 제정신이 박힌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에 안도감을 느꼈다. 다행이었다. 적어도 프랑스는 시위를 깔아뭉게고 쓸어버리지는 않겠지. 그들은 유럽의 선진국이니깐. 선진국들은 시위나 집회를 후진국처럼 밟아버리진 않을거라구. 김씨는 다시금 안도감을 느꼈다. 그때, 어디선가 탱크 한 대가 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까라라라깔깔깔깔...거리며 등장했다. 생샤몽이었다. 


 생샤몽의 주포가 불을 뿜었다. 시위대는 순식간에 없어졌다. 하나로 통일된 고깃덩어리들을 제외하면, 사상자는 없었으므로 평화롭고 신사적인 시위 진압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김씨는 생샤몽을 TV로 보면서 그 말에 즉시 동의하였다. 김씨의 상상처럼 프랑스는 시위대를 밟거나 깔아뭉게거나 쓸어버리지는 않았다. 단순히 주포를 쏘았고 시위대는 자진 해산된 것이었다. 그래서 시위대는 해산되었고, 서울특별시는 프랑스에 의해 통치되었다. 그러나 김씨의 일화는 어째서 프랑스가 서울을 지배하게...아니 통치하게 되었는지는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단순히 서울특별시가 프랑스에 의해 통치되는 첫날의 이야기일 뿐이다. 


 광화문에 진입했던 생샤몽에 타고 있는 샤를 대위는 마음이 편치 못했다. 이곳은 벌써부터 동남아시아와 같은 열대기후를 내뿜고 있었다. 아직 6월인데! 건물들은 날렵하게 생겼고 높게 길쭉하게도 생겼다. 모든 곳에 미국식의 빌딩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길가 음식점에서는 천박한 음식들을 팔고 있었고 마치 달팽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요리들이 즐비했다. 물론 샤를 대위는 달팽이를 좋아한다. 그러나 그가 달팽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그로 하여금 프랑스인으로써 국가 유머에 사용된다는 것에 매우 분노를 일으키게 하는 이유중 하나였다. 그러니까, 그는 달팽이를 좋아했고, 그래서 싫어했다.  그러나 그는 외인부대였으므로, 프랑스인이 아니었다. 다시 말하자면 그는 외인부대 소속으로, 프랑스인이 아닌 외국인이었다. 그러니깐 그는 달팽이를 좋아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팽이를 좋아하는 그의 마음은 여전히 불편했다. 그의 불편한 마음은 생샤몽의 주포에서 긴급하게 포탄이 사출되게 한 이유 중 두번째 였고 시위대를 해산시킬 수 있게한 일등 공신이었다. 샤를 대위는 시위대가 자진 해산한 뒤의 광화문 광장을 생샤몽에 걸터 앉아 내려다 보았다. 세종대왕의 머리가 날라가 있었다. "저런."  그는 세종대왕이 누군지도 몰랐지만, 머리가 날라간 것에 극심한 유감을 표했다. 그리고 그는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가 살아있는 사람들을 확인하고, 밖으로 나왔다. 5초 뒤, 편의점은 생샤몽의 포격에 맞아 박살이 났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샤를 대위의 옆으로 한 남자가 쓰러졌다. 얼굴을 아스팔트에 처박힌 채, 그는 일어나지 않았다. 팔이 잘린 어느 머저리는 피를 쏟아부으며 기어가고 있었다. 새빨개진 그의 옷은 이미 찢어져 있었다. 흙과 모래와 콘크리트 먼지가 샤를 대위의 시야를 가로막았고 뜨거운 연기가 샤를 대위의 등에서 느껴졌다. 갑자기 팔은 밖으로 꺾였고 배는 갈라진 여자가 질퍽거리며 나타났다. 그녀는 팔 잘린 머저리에게 다가가다 외마디의 비명도 없이 뒤로 넘어졌다. 그녀에게 이 세상의 땅은 뒤집어 엎어졌고 하늘은 시꺼멓다 못해 색을 빨아먹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얼굴에 불이 붙은 편의점 알바는 샤를 대위 쪽으로 달려가면서 그의 살점을 튀겼다. 보라색과 빨간색, 자주색의 알 수 없는 장기에 의해 샤를 대위의 군화가 얼룩졌다. 샤를 대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편의점 알바의 얼굴도 불에 의해 일그러졌다. 샤를 대위는 감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설을 내뱉고는, 생샤몽에 다시 탑승했다. 생샤몽의 다음 목적지는 근처 극장이었다. 

 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까라라라라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

 

 세종문화회관 극장 안에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았다. 모두 포격을 피해 대피한 사람들이었다. 양복을 입은 사람도 몇몇 눈에 띄였다. 사람들은 샤를 대위가 극장 안으로 들어온 것을 바라보았다. 몇 초안에 극장 속의 인원을 확인한 샤를은 한숨을 내쉬며 밖으로 나가려 시도했다. 그러나 수많은 인파가 그의 길을 막았다. 그는 옆으로 피해갔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그를 가로막았다. 샤를 대위는 어서 빨리 생샤몽에게 가야했다. 그래야 이 많은 사람들을 집으로 보낼 수 있고, 그래야 빨리 집에 갈 수 있고, 그래야 빨리 달팽이를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샤를은 그 수많은 인파 속에 혼자 홀로 서있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생샤몽을 기다리며...


 샤를 대위의 머리가 죽창에 꽂힌 채로 매달려 있을 때, 홍씨는 그의 막내딸에게 계속해서 말을 하고 있었다.

 "가자고. 나가자고. 시간은 없고 끝은 다가오고 갈 공간은 줄어든다고. 서울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통금 시간까지 13분 20초가 남았는데 너는 뭘 할지 아직도 고민하는 거니? 그래 그럴 수 있지 있을수도. 그래 그레 그레에 오 왓 무엇을- 원하는 거니? 이걸 원하는 거야? 이 머리핀을? 그래 가지려무나. 마음껏 가지려무나. 가져서 계속 가지도록 해. 영원히. 질릴 때까지 그것이 영원히라면 가지도록 하려무나." 홍씨는 시계를 다시 한 번 쳐다보곤, "가자고. 나가자고. 고민할 거리도 사라지고 끝은 다시 한 번 더 다가오고 공간 또한 줄어들고. 계속 그렇게 할거니? 끝까지? 영원히? 너의 그 역겨운 혹은 향긋할 수도 있는 그 고민거리는 이미 사라졌단다. 너에게 남은 건 없고 없을 뿐더러 축소하여 無가 되었단다. 유에서 무가 되었다는 것이야. 슬프니? 오ㅡ슬퍼하지마려무나. 슬퍼할 시간도 없고 슬퍼할 공간도 줄어들고 있단다. 끝이 다가오고 있으니!"

 이 말을 끝으로 홍씨는 생샤몽의 무한궤도에 깔려 사망했다.


 공감은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인 존재인 인간이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능력이다. 공감의 작동은 인간의 본성과 개인의 기질, 상황의 논리등에 의해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며, 타자와 세계를 위한 실천이 동반될 때 온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공감은 감각, 감성, 이성, 마음, 영혼등 인간이 지닌 모든 영역에 관계하며, 타자에 대한 감정이입, 입장전환, 상호성, 상상력 등의 다양한 능력을 필요로 한다.


 내 팔! 내 다리! 내 발! 그들이 넘어옵니다! 막아!


 벽이 무너지며 세종문화회관의 지붕도 같이 무너졌다. 돌이 무너졌다. 건물이 무너졌다. 빌딩이 무너졌다. 인간은 고기가 되고 자동차는 없다. 생샤몽을 그 누가 막으리오. 생샤몽의 등 뒤로 비치는 하얀 빛을. 그들의 머리 뒤로 빛나는 하얀 빛을. 샤를도. 빅터도. 피에르도. 파블로도. 장도 모두 막을 수 없었다. 


 광화문 광장으로 하나의 굉장히 거대한 트럭이 한 대 들어왔다. 트럭에 달려있던 트레일러의 꽁무니가 열리더니, 광장에 흩어져 있던 대단히 높은 열량을 함유하고 있는 고깃덩어리들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사실 외인부대원들이 하나씩 청소하는 것이었지만 외인부대원들은 카메라에 포착되지 않기 때문에 마치 고깃덩어리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고깃덩어리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트레일러에서 어떠한 힘이 발산되어 고깃덩어리들이 빨려들어가는 것이라고 강동구에 사는 어떤 한 사내가 추측했다. 그리고 그것은 정답이었다. 바로 즉시 그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고 그는 전화를 받았다.


 "오우 만세! 제가 정답을 맞춘건가요? 정답을 맞추면 뭐 주나요? 아니면 문상이라도요. 제가 지금까지 퀴즈쇼나 질문응답 설문같은 것에서 정답을 맞춰본 적이 없거든요. 아 항상 퀴즈쇼에서 첫 번째로 떨어지는 그런 바보들이 있잖아요. 제가 바로 거기에 언제나 껴있었거든요. 그래서 이건 모두 방송국 PD들의 음모로 생각해왔어요. 아니면 설문지를 일부러 어렵게 냈다고 생각하거나요. 그런데 설문지 전체를 보면 어렵지는 않았거든요. 답지랑 같이 보면 바로바로 정답을 알 수 있었으니깐요. 그래서 저는 제가 운이 없었던 걸로 생각해왔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운이 없는 사람이라고 단정하고 복권이나 내기같은 그런 것들을 잘 안해요. 그런데 오늘 제가 이렇게 정답을 맞추니 오늘 한 번 로또를 사볼까 생각중이네요. 네. 네. 경품 그딴 거 없다구요?"

 전화가 종료되자마자 그의 집으로 생샤몽의 포탄이 배달되었다. 


 그 날 모든 인터넷 사이트들은 두가지 분류로 나뉘었다. 나치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나치에 찬성하는 사람들로 나뉜 것이었다. 

 나치는 왜 금지되어야 하는가? 왜 소비에트는 망하였는가? 어째서 민족학살이 또다른 민족학살을 부르는가?

 민족학살을 하면 어찌하여 약한 족속들만 골라 다시금 복수받는가? 강한 족속들은 계속해서 학살을 지속함에도 불구하고 왜 약한 족속들만 타깃이 되어 홀로코스트를 당하고 수행하는가? 나치는 당당해져야한다! 소비에트 또한 당당해야한다! 차우셰스쿠도, 폴 포츠도 당당해야할 것이다. 당당하지 못한 족속이 당당하다는 듯이 다닌다면 당당하지 못했던 족속들이 들고 일어나 당당해져야 한다. 당당한 이들이 정신차리고 당당하지 못하면서 당당하게 다니는 족속들을 당당하지 못하게끔 만들어버리기 위해서라도, 나치는 당당해져야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나치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의견이었다. 그리고 인터넷 게시판의 80%를 차지하게 되었다.


인터넷 게시판의 80%을 차치하고서라도,  내 방안으로 지금 모기가 날아왔다. 딱 지금 니 새끼 손가락만한. 거 되게 크네하는 순간 난 모기랑 눈이 마주쳤다. 모기가 크니깐 대가리도 크고 눈도 컸던게요. 쌉소리말고 보기나 해. 어쨌든 모기랑 눈이 마주쳤단말이지. 모기도 당황하고 나도 당황하고 서로 당황이라고. 그래서 모기가 먼저 선빵으로 나한테 달려들었다, 이 말이야. 그럼 난 뭐시다냐 그 방어를 해야죠. 그래가지구 밤주먹으로 모기새기 눈을 찔렀단 말이제. 서로 노려보던 눈깔을 내가 밤주먹으로 요로케 찔렀다, 이 말이야. 그래가지구 모기가 엉엉 우는데, 거 좀 미안하데, 그래가지구..............

 이것이 바로 모기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이었다. 그리고 인터넷 게시판의 20%를 차지하게 되었다.


 헥! 사실 모두 꿈이었다. 꿈이라도 너무 악한 꿈이었다. 

"재물이란 국가간의 정또한 배추 밑 도리듯 하는 건가."


 나는 그들ㅡ프랑스를 믿었건만 왜 그들은 나에게 어떠한 프로핏이라고 할만한 것을 제공하지 아니하는 것 일꼬?ㅡ나는 궁금하오. 이런 때 선생까지가 궁금하오. 아니 어쩌면 마침 표식이 나지 않을 수가 없는 정도를 넘은 것일 수도ㅡ있다. 라면이 먹고싶은가. 이런 아하 나는 그들, 그를 믿을 수 없다. ㅡ나치들. 그들이 옳았다. 그들은 프랑스를 기역기역했다. 기역 기억 기윽 기윾. 공일공 기역기역 공일공을 프랑스에게 선사한 ㅡ나치들. ㅡ나치들이 금지되지 않았더라면 프랑스는 대한민국의 서울특별시에 존재하지 않고 그저 서래마을에서나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나라였을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는 ㅡ나치를 금지했다. 바로 그자가 이미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자ㅡ그자는 모두가 안다. 너도 알터이다. 바로 하하하ㅡ그의 크기이다. 너무한가?ㅡ그러지 아니하다. 그의 크기는 하하하이기에 너무하지 않은것이다. 포병 장교나 하던 그는 자신만 믿고 따라오라는 믿음을 우찌하여 불신ㅡ불쾌하게 하는 것인가?ㅡ나는 안다. 그의 크기는 하하하. 그저 프로핏만 보는 쉽새뀡들.ㅡ버러지들.ㅡ병신들.ㅡ호빗들.ㅡ난장이ㅡ난쟁이들.

 야생의 호빗 한 마리를 포착하였는가?


 그래, 사실 차원은 무한하다. 무한한 차원과 시간 속에서 우리의 차원, 단 한개의 차원만이 전부라고 믿는 이들이 있는가? 한 개의 변수, 오직 단 하나의 변수로 인해 차원이 바뀌는데, 차원이 무한하지 않을까? 타이타닉이 루시타니아였을 수도 있고 당신 옆에 지나가는 사람 이름이 김철수였을 수도 있다. 미스터 화이트가 경찰 스파이인 차원도 있을 것이다. 나치가 프랑스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치는 금지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 모든 변수들이 제각각으로 변한다면 차원은 무한할 수 밖에 없다. 아니, 화성이 없는 세계와 달이 4개인 세계가 있을 수도 있다. 이 변수는 지구를 뛰어넘어 온 우주로 확장된다. 그야말로 무한한 행성 속의 무한한 변수에 의해 결정되는 차원은 무한일 수 밖에 없지 않는가?


 김씨는 그 날을 회상하며 방금 탱크가 밀고 지나간 자리를 바라보았다. 신호등이 갈려나가있었다. 항상 탱크에게 짓밟히는 신호등이었다. 그리고 항상 빨간 불만 켜져있는 신호등이었다. 그런데 신기했다. 김씨가 갈 때는 항상 빨간 불만 켜져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씨는 고개를 돌려 그 옆의 신호등을 보았다. 여전히 빨간 불이었다. 이쪽도 빨간 불이고 저쪽도 빨간 불이라면, 어디가 파란 불이지? 

 김씨의 아내가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보행자용 신호등 아닐까." 김씨는 그제서야 깨닫고 횡단보도를 쳐다보았다. 빨간 불이었다.

김씨는 화가 났다! 김씨의 아내가 자신을 깔보고 한심하게 대답했고 그 대답에 자신이 깨달았으나 결국 그것은 진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마치 프랑스가 생샤몽을 더이상 생산하지 않는다는 루머와 같았다. 그래서 김씨는 그의 아내에게 다가갔다. 아내는 빨래를 걷고 있는 중이었다. 6월이라 아내는 헐렁한 옷을 입고 있었다. 김씨는 정신을 차리고 아내와 반대쪽으로 도망갔다. 다람쥐가 여우를 피해갈 때 완전히 정반대쪽으로 가지 않고 직각으로 계산하여 여우가 가장 늦게 도착할 곳으로 도망치듯이 김씨도 그렇게 도망갔다. 


.....꼭 그런거 있잖아. 그 당시에는 안 떠오르고 무슨 아이스티나 게임생각만 나다가 꼭 이제 와서야 아이디어가 샘솟는 그런가. 존나 ㅈ같아. 정말 쓸데없고 게다가, 내 두뇌가 몇날 며칠을 생각해야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다는 것의 증거이기도 해서. 꼭 그랬어. 꼭 그런단 말이지. 정작 중요할 때는 안 떠오르는 게 말이 되냐구. 걍 주위를 한 번 둘러봤으면 지금은 파팟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는데 왜 그때는 못했을까? 라는 생각이 홀로 손을 들면서 내가 병신이라도 되는 듯이 나를 보고 비웃으면서 나한테 물어보거든. 머리를 비워볼까? 그러면 아예 생각이 사라지는건 아닌가? 차라리 계속 생각하는 거야. 말만 지랄하지 말고 항상 생각하는 21세기 청소년이 되는거지. 21세기 청소년 대단하네. 누가보면 천재라도 납신줄 알겠어. 그런데 말이지, 21세기 청소년중에서 반기숙생이 있다는 것 아니? 알고보니깐 내가 반기숙생이었더라구. 장폴 사르트르가 그렇게 말했어. 반기숙생은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존재라구. 바로 21세기 청소년중 서울특별시의 21세기 청소년 절반이 반기숙생아니냐? 허허. 나치가 그대들을 도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니?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뿐이야. 프랑스! 도와줘! 

 

 프랑스의 생샤몽이 21세기 청소년의 부모에게 포탄을 선물했다.


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






[나치는 왜 금지되어야 하는가]를 [생샤몽]으로 제목을 바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