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보게, 이 오토마타들로 이루어진 도시에게... 이것을 연결하면?"


"우왓!"


"하하, 놀라자빠질 필요는 없잖은가."


'비테'는 나의 작품, 나의 인생을 보고 깜짝 놀라 뒤로 넘어진다.


타인이 나의 작품을 보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 몇 년 만인 것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 이건 뭐죠? 마치... 살아 움직이는? 보세요! 갑자기 움직이며 춤을 추고, 말다툼하기 시작하잖아요!"

모든 것이 내 생각대로 돌아간다. 오토마타에 다시 생명이 들어온다.


그와 동시에, 온통 '오토마타' 들 뿐이던 나의 마음에도 미흡하지만 아름다운 색채와 생명체만의 활기가 들어온다.


내 마음은 '비테' 덕분에 화사해지고, 치유받는다. 물론, 물질적인 것도 중요하기에 이것을 배워볼 것을 제안하며, 수강료를 받을 준비를 한다.


"어때, 배워 볼 텐가?"


질문을 한다. 이 대답이 긍정이길 바란다.


"네! 배워보고 싶습니다!"


기침을 하며 나는 초췌함과 허약함을 한 문장에 담아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나는 그 '물질적인 것'을 달라고 요구한다.


"콜록, 콜록, 으음... 이놈의 기침은 영 가시질 않는구먼, 으음... 그럼 수강료를 먼저 줬으면 좋겠는데..."


좋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의 동정은 얻을 수 있다. 젠장, 내가 어디까지 떨어지는 거지.


'비테'가 고민을 하는 듯하다. 이렇게까지 반응을 해놓고 수강을 고민하는 건가.


"400은 너무 적나? 500? 600?"


'비테'가 혼잣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갑부였군. 하지만 난 오토마타를 만들 돈, 식비,


전기요금, 수도요금을 낼 돈만 있으면 된다. 한 450쯤 되려나. 내가 머릿속에서 계산을 끝마치고, 말을 먼저 뗀다.


"450쯤이면, 저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까지 알려줄 만 한데..." 


하고 혼잣말을 한다. 이것이 아마 '비테'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것이다.


"500은 어떤가요?"


+50이 되었다. 내 의도된 혼잣말을 듣고 약간 흔들리더니, 플러스알파를 해서 돈을 준다고 한다.


내 환상은 이걸 거절하고 무급으로 교습을 해 주는 것이지만, 다 개나 주라고 해라.


당장 돈이 없는데 환상은 무슨.


"500? 좋지!"


헉, 본심이 나와버렸다. 큰일이다. '비테' 가 나를 어떻게 보고 있지? 눈동자를 보는 척 안보는 척하며 읽는다.


분석을 하던 찰나, 그가 말하길


"감사합니다! 당장 내일부터 교습받겠습니다! 멀도나도 선생님!"


예상외다. 그가 나에게 선생님이라 했다. 남에게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이 얼마 만인가.


내 잔잔하게 두근대는 심장과 감동에 북받쳐 나오는 눈물을 참고, 힘겹게 입을 떼 말한다.


"그럼, 내일부터 당장 오토마타의 기초를 알려주겠네! 비테 학생!"


라고 말하고 힘겨운 것을 숨기며 입을 닫는다. 그가 나를 선생님이라 불러주었으니 나도 학생이라 불러준다.


내 입가에서 잔잔한 미소가 나온다. 이렇게 웃어본 적은 없었나. '비테' 는 흑백인 내 기계밖에 없는 마음에


잔잔한 색채와 생명체만의 생기와 활기가 나에게 부드럽고도 과격한 변화를 안겨준다.


내 마음은 어제와 오늘, 큰 변화를 맞이한다. 내일 '비테' 에게 무엇을 가르쳐 줄지 생각한다.


기본적인 오토마타의 원리? 유래? 구조? 디자인?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다.


'비테'가 가자, 내 마음은 그동안 참아왔던 두근거림을 시작한다.


창문으로 내리는 눈을 보며 생각을 다잡고. 나는 이만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