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 기슈견. 백구가 아닌 기슈견은 상당히 귀하다고 한다.
Kishu inu(紀州犬)

기쥬견, 키슈견으로도 불리는 일본의 견종.
키슈지방 산악지대의 사슴, 멧돼지 사냥개로 사용되던 개들을 1934년에 천연기념물로 등록한 것이 시초지만 그 전부터 수렵견으로 명성이 높았던 만큼 혈통 자체는 꽤 유서깊다고. 당시만 해도 다양한 털색이 있었지만, 견종기준을 정하면서 모색을 통일하는 방향으로 선택되었기 때문에 현재의 기슈견은 대부분 백구이며 다른 털색은 매우 드물다. 기질적으로는 스피츠 특유의 까칠함에 대대손손 사냥개로 길러진 영향으로 다소 용맹하며 급한 면이 있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주로 반려견으로 길러지면서 외모의 고정화가 많이 이뤄졌으며 엽견 혈통은 따로있다. 키는 수컷이 52cm, 암컷이 49cm 정도이며 몸무게는 15~20kg 정도다.

진돗개와는 유전적으로 다른 견종이지만, 외견만 보아서는 전문가도 구별하기 힘들정도로 두 견종은 굉장히 흡사하다. 사실상 거의 판박이인 수준. 그나마 기슈개가 이마가 좀더 평평하고 귀가 뾰족하고 작으며 좀더 앞쪽으로 붙어있다는 것이고, 두상도 기슈견이 좀더 삼각형에 가까운 편이다. 털색에서는 진돗개 백구의 경우 황백색~상아색이나 기슈백구는 청백색~순백색에 가깝다. 꼬리도 기슈는 항문 쪽에서 직각으로 위로 꺾여있고 진돗개는 완만하거나 장대꼬리가 많다.

일본에서 진돗개를 토대로 만들어낸 견종이란 근거없는 루머가 돈 적이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일단 진돗개의 품종 등재년도부터 1939년으로 기슈개보다 5년이나 늦으며, 오히려 일부 부도덕한 업자들이 과거 진돗개 미견(쇼독)을 만들 목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외형적 개량이 일찍 이뤄진 일본의 개들을 수입하여 잡종을 양산했던 부끄러운 과거가 있었기에 진돗개의 실추된 명예를 복구시키지는 못할망정 남의 나라 견종에 흠집이나 내려는 치졸한 술수에 불과하다. 과거 일본견 기준을 벤치마킹하고 피까지 섞을땐 언제고..

진돗개와 교잡시킨 기슈개는 '밀양개'란 이름을 달고 투견으로 사용하기도 했으나, 외국 투견종의 유입과 투견의 불법화로 인해 현재는 거의 사라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