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변방에 위치한 어느 나라는 3일전 큰 전쟁을 치루었다. 민중들의 삶은 피폐해졌고 귀족들은 더욱 탐욕스러워졌으며 왕은 컴퓨터 게임을 하며 놀고있다. 이런 참혹한 광경을 더이상 두고볼수는 없다.

 

나는 왕이다. 서술했듯, 컴퓨터게임을 하고있던 왕이다. 이제부터 이 국민들을 불살라 나를 위한 정치를 할것이다. 참고로 지금 가진 돈으로는 게임에 현질을 충분히 할수 없다. 캐릭터가 약해서 다른 플레이어 들에게 유린받는 그 상황이 참혹했다.

 

나는 비서에게 출장 소식을 알리려 가고있다. 그런데 가는길에 내 아들이 TV를 보며 앉아있다. 내가 지나가면 분명 피해가 갈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엎드렸다.

 

엎드린 나는 아들 앞을 기어가기 시작했다. 망토가 더러워지고있긴 한데, 어떻게든 잘 빨면 될것이다. 그런데 아들이 놀라며 말을 걸었다.

 

"아버지!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내가 지나가면 너가 티비를 보는데 방해가 될것 같아서 그랬단다... 이 못난 아비가 할 수 있는건 이런거밖에 없구나..."

 

"아버지...

티비보는데 방해가 되잖아요! 그냥 빨리 지나가세요!"

 

내가 저런 개새끼를 아들로 길렀다니... 자괴감이 들고 괴롭다. 일단 나는 비서에게 말했다.

 

"비서! 개인기 준비해놔! 오늘 국경 지역의 국민들을 보살피러 갈거야!"

 

보살핀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적당히 봐서 국민들이 꽁쳐둔 돈을 훔치기 위해서다.

 

"개인기라... 최상급으로 준비해 놓겠습니다."

 

나는 그렇게 원하는 바를 이룰수 있었다.

 

나는 비행기를 타며 망할 귀족들에게서 돈을 몰수할 방법을 생각하고있다. 귀족들은 여러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손에 넣었다. 그것들은 내 소유가 되어야 한다. 부패한 귀족이 갖는것보단 불우한 국민이 갖는게 좋은법이고 그보단 불쌍한 왕족이 갖는것이 좋다.

 

나는 같이 개인용 비행기에 탄 귀족에게 말을 걸었... 아니 얘는 왜 여기 탑승한거야?

 

"이보게! 자네는 왜 여기에 타고있나? 

 

"예? 황제님이 왜 여기 타고계십니까? 여긴 항공기의 화물 수송칸 아닙니까?"

 

"여긴 초호와 개인용 항공기라네... 자네는 어쩌다가 여기에 타고있는건가?"

 

그러자 그 귀족은 한숨을 쉬고 말했다.

 

"그게... 전자화폐에 투자를 하다가 돈을 날리는 바람에... 아내에게 맞아죽기 싫어서 아무 항공기나 타고 도망가려 했더니 이렇게 됐습니다..."

 

그렇게 어이없게 왕과 동승하게된 귀족은 나중에 처벌하기로 하고, 일단 도착한 국경지역의 마을에 방문했다.

나는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나는 이 제국의 황제요! 몸이 아프거나 돈이 없어서 먹을것을 구할수 없는 사람은 이곳에 오시오!"

 

나는 나에게 줄을서고 다가오는 백성들과 대화를 시작했다. 전쟁이 났을때 가장먼저 침략당한 곳이어서 그런지 병자들이 많았다.

 

"그래... 당신은 무슨 문제로 이곳에 왔소?"

 

"저는... 고자가 되었습니다. 크흑... 꼬긁을 하다가 힘을 잘못주는 바람에!"

 

"아아... 정말 한심하게 고자가 되었군... 내 나중에 같이 자줄 여인을 구해주지."

 

"예? 고자가 됐는데 여자를 주신다고요? 이게 무슨 소리요! 그건 받아들일수 없습니다!"

 

나는 울부짖는 청년을 뒤로하고 다음 사람을 마주했다.

 

"황제님... 저는 생계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 여인은 며칠째 음식을 먹지 못한듯 수척해 보였다.

 

"그래... 어쩌다 그렇게 되었소?"

 

"전쟁으로 각종 물품들을 약탈당했습니다... 가진게 집밖에 없습니다!"

 

저 여인은 세상에 쓸모가 없다. 사람은 집만 있으면 어떻게든 먹고살수 있다. 원시인들을 보아라. 그들은 집밖에 없는데 잘먹고 잘살지 않았는가? 여기서 돈을 더 바라는 저 여인은 탐욕스러운 존재다.

 

"당장 그 집을 집에게 내놓아라! 그대의 탐욕스러운 행태를 보고만 있을수가 없구나!"

 

그 여인은 눈물을 흘리며 그 집을 나에게 줄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어서 다음 사람을 마주했다.

 

"저는 전쟁으로 한쪽 팔을 잃었습니다... 저에게는 의수가 필요합니다."

 

"그런가? ... 일단 자네 집에 가보겠네." 

 

나는 그 청년의 집에 갔다. 청년의 집은 낡았지만 제법 값져보이는 물건들이 있었다. 반짝이거나 호화로워 보이는 물건들은 아니였지만, 오래된 물건인지라 경매에 넘기면 한몫 챙길수 있을것 같았다.

 

"흠... 이 시계와 술과 항아리를 넘기게. 그럼 내가 의수를 보내주지."

 

"공짜가... 아닌겁니까? 그래도 뭐... 그렇게 하겠습니다."

 

저 청년은 알까? 내가 의수를 보내주지 않을거란 것을...

 

그후 나는 과부에게서 금목걸이를 빼앗았고 노인에게 평생동안 모았을 돈을  가져갔다. 그 밖에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서민들의 재산을 갈취했다.

 

나는 만족하며 획득한 물건들을 모조리 팔아버렸다. 그리고 게임에 현질을 했다.

 

내 캐릭터는 강해졌다. 각종 아이템들을 사니 사냥이 한결 쉬워졌다. 나는 사냥터를 돌며 인성질을 하고있었다.

 

"아악! 고렙이 왜 여기서 뉴비들을 학살하는 거야? 이러지 마세요!"

 

뉴비들을 pk하는것이 제법 재미있었다. 나는 계속해서 pk를 자행했다. 뉴비들의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한참을 반복하자 뉴비들이 씨가 말랐다.

 

"젠장! 여기 pk를 하는 악성 유저가 있다는 말을 듣고왔다! 여긴 우리구역이야! 썩 꺼져!"

 

"크크큭 모두 덤벼! 너넨 나를 이길수 없어!"

 

나는 캐쉬템으로 적들의 스탯을 절반으로 낮추었다. 놈들은 나에게 썰려버릴 수밖에 없었다.

 

"젠장! 과금을 얼마나 한거야!"

 

나는 시체 위에서 말춤을 추며 적들을 능욕했다. 그런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나에게 말했다.

 

"황제! 너가 우리에게서 빼앗아간 것들을 돌려받으러 왔다!"

 

"나는 의수를 받지 못했어!"

 

"나는 집을 빼앗겼어!"

 

"나는 고자라고 능욕당했어!"

 

등등 여러가지 사연이 나왔다. 그들은 나에게 공격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의 공격은 나에게 큰 타격을 입히지 못했고 나는 그들의 시체 위에서 춤을 추었다.

 

그런데 나의 캐릭터에게 칼이 박혔다. 나를 공격한 존재를 보니, 내 아들의 캐릭터다.

 

"지금 뭐하는거냐, 아들아..."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나의 캐릭터가 죽었다. 그리고 나에게 재산을 빼앗긴 사람들이 내 아이템을 주워가기 시작했다.

 

모두 현실가격이 3000만원을 넘어가는 비싼 아이템들이다.

 

"안돼!!!!!"

 

그러나 국민들은 나의 외침을 모른채 하고 각종 장비를 수거해갔다.

 

이게 바로 악행을 저지른 대가였다... 

나의 캐릭터는 일말의 애도조차 받지 못한채 팬티 한장만 남기고 싸늘한 주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