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썼기에 퇴고를 생략했습니다. 장르는 막장 드라마.

 

 

"아니, 대체 왜 맨날 그러는 건데? 내가 하려고 하는 거 다 해버리면 네 속이 시원해?"

"어. 시원해! 됐어?"

"아니, 너 대체 왜 그러는데?"

"형이 부모님들의 사랑을 더 많이 받잖아! 그래서 형이 욕심내는 건 뭐든지 빼앗고 싶었다고!"

 

동생이 눈을 부릅뜨고 화난 얼굴로 형을 바라보았다. 형은 어이없는 듯이 말했다.

 

"그래서 내가 하려던 건 다 가로채가는 거야?"

"그래!"

"네가 왜 부모님의 사랑을 덜 받는 지 알아? 네가 가로채가는 방식은 언제나 뭔가 잘못되었다고!"

"형은 이해 못 하겠지. 내가 형이 하려는 걸 뺏으려고 얼마나 고생했는 지 알아?"

"응, 알아! 내가 공부 때려치겠다고 화냈을 때 네가 때려치겠다고 가로챘잖아! 너 그게 얼마나 멍청한 지 알아?"

"아니! 형이 이상한 거겠지. 형은 언제나 나를 말렸어. 형이 욕심낸 가출을 내가 대신한 날 형은 어이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았어. 또, 형이 숙제를 하겠다 했을 때 내가 뺏어서 하려고 했을 때도 형이 나를 어떻게 바라봤는 지 알아? 지금도 그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그래서 내가 지하철에서 전도당했을 때 가로채서 사이비에 빠져들었냐?"

"그래! 게다가 이건 또 얼마나 힘들었는데. 형이 죄책감에 선생님께 벌을 받겠다고 나섰을 때 내가 대신 맞느라 얼마나 힘들었는 지 알아? 형이 이제는 입대해야지 했을 때 내가 동반입대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대학교 오리엔테이션 해야되는 데 논산으로 버스타고 갔다고!"

"그러니까 그게 어이없다는 거지!"

"왜? 왜 어이없어 하는데? 내 기분도 생각해보라고. 형이 갑자기 자기가 마조히스트라고 선언했을 때 내가 가로채느라 얼마나 힘들었는 지 알아? 형이 취두부를 맛있게 먹었을 때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 지 알아?"

 

형은 아직도 어이없어했다.

 

"형이 과거로 가서 흑역사를 바로잡고 싶다고 했을 때 나는 과거로 갈 타임머신을 만드느라 서울대 물리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다고!"

"그거 굳이 안 해도 돼!"

"형이 자살하고 싶다고 했을 때 내가 학교 옥상 위를 얼마나 뛰어다녔는 지 알아? 그것 때문에 내가 서울대 의대를 복수전공했다고!"

"굳이 안 해도 된다고! 그거 때문에 119 부르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 지 알아?"

"그래. 그래서 통신사 바꾸겠다고 했을 때 얼마나 힘들었는 지 알아? 대학원 전공과목을 전자공학과로 바꿨다고!"

"너 바보냐? 아니다. 서울대까지 간 걸 보면 바보는 아니고 그냥 도라이구나!"

"근데, 왜? 왜 나를 어이없게 보는 건데?"

"그게 당연하지!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봐라. 누구나 다 그렇게 말할거야!"

 

서로의 말이 더 격해진다.

 

"형이 그걸로 나를 다시 돌아보긴 했어? 했냐고!"

"그래. 엄청 이상하다는 것만 알았다. 내가 여장하겠다 했을 때 네가 대신해서 내가 얼마나 당황했는 지 알아? 너 때문에 애꿎은 내 첫사랑만 뺏겼어. 내가 주식 투자하겠다고 했을 때 네가 대신해서 내가 얼마나 불쌍해했는 지 알아? 네가 애꿎은 내 빚만 뺏어갔어!"

"그래? 그래서 왜 나를 같이 다니지 않는 건데?"

"너랑 같이 다니면 사람들이 다 우리만 쳐다본다고! 내가 친구들이랑 농담으로 대통령 되고 싶다고 한 걸 진짜 실천하면 어쩌자고? 게다가 지지율도 높았어! 위인전도 나왔어! 이건 어떻게 수습할 건데?"

"내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형이 관심을 주지 않잖아!"

"너 언제 쯤 정신 차릴래? 그 빙신같은 짓 좀 그만 두라고! 너 내가 멀리 떨어져있고 싶다고 하면 브라질까지 갈 거냐?"

"응! 가서 이민까지 할 거야! 됐어? 근데 형은 왜 관심을 안 줘?"

 

그렇게 엄청난 설전이 오갔다. 그리고 마침내 형은 깨달았다. 이 한 마디로 동생의 빙신같은 짓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을.

"아, 됐다. 너한테 관심을 주지 말아야지."

 

그렇게 동생은 형에게 관심을 주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모두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