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꼬마야. 우리 집에 사탕이 있어. 근데 너무 많아. 같이 먹을까?”

“엄마가 이상한 사람 따라가지 말라고 했어요.”

“내가 이상한 사람이니? 우리 친구인 줄 알았는데. 매일 놀이터에서 봤잖아.”

“…”

“아줌마가 사준 아이스크림도 벌써 잊어버린거야? 아줌마 너무 슬프다.”

“… 진짜 집에 사탕 있어요?”

“그러엄!”

 

어린 아이들은 너무나도 쉽게 유혹된다.

그렇게 지하실의 문이 닫혔고 나는 지하실에서 10년간 존재하지 않는 캔디를 찾아 헤맸다.

 

어느날, 아줌마의 아들인 아놀드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놀드는 몸이 아픈 놈이다. 다리 양쪽도 양쪽 모두를 절고 머리도 한 쪽이 움푹 패였으며 지능도 부족하다.

하지만 아놀드에게 약자의 미덕이라고는 하나도 찾아 볼 수 없다. 아놀드는 엄마의 과잉 보호 아래에서 자라 성격만은 폭군이었다.

 

아이를 떼면 안된다며 아줌마는 나를 묶어 놓고 먹이고 재우기를 반복하며 나를 사육했다.

나는 아줌마가 놓고간 숟가락을 숨겼고 이를 이용해 밧줄을 잘랐다. 물론 아줌마가 올 때는 묶여 있는 척을 했다.

나는 출산하는 척하며 아놀드나 아줌마를 인질로 삼아 탈출할 계획이었다.

 

“아이가, 아이가 나올 것 같아요. 아아악!” 물론 거짓 비명이었다.

아줌마는 후다닥 지하실로 내려왔고 아놀드는 흉측한 다리를 질질 끌며 윗층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아줌마의 목을 있는 힘껏 졸랐다.

 

“어…어…엄마….” 아놀드가 어눌한 말투로 말했다.

“나가게 해 줘.”

“엄마…어마…..엄마…안돼는데…. 엄마…”

“나가게 해 달라니까!”

 

어느새 아줌마는 내 손에 죽어 있었다.

 

아놀드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계단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나는 다가가서 아놀드를 계단 아래로 밀었다. 이제 아놀드도 움직이지 않는다.

 

지하실을 벗어나자 얼굴 위로 햇빛이 쏟아지는 것을 보았다.

납치된 그 날의 햇빛이었지만 그 아래 있는 세상은 내가 아는 세상이 아니었다.

 

나는 나가는 것을 단념했다.

 

4달 뒤 아이가 태어났다. 낙태하는 방법도 몰랐으니 말이다.

아이가 이상하다. 아놀드 같이 머리 한 쪽이 움푹 패였다.

 

나는 놀이터에게 어떤 여자 아이에게 복잡한 웃음으로 말했다.

“꼬마야. 우리 집에 사탕이 있어. 근데 너무 많아. 같이 먹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