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소재로 글 함 끝까지 써보고 싶어서 끄적끄적 해봤는데 어... 이걸 잘 끝을 맺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음... 솔직히 자신없다. 소재는 어떤지 문장은 어떤지 함만 봐주심 감사하겠습니다. 제대로 끝맺을 수 있도록 노력 함 해보겠슴다


“조준”

 

장교가 명령하자 일렬로 늘어선 군인들이 총구를 표적으로 향했다.

 

“발사”

 

. 군인들의 총이 일제히 불을 뿜자 벽에 세워진 사람들이 쓰러졌다. 장교는 쓰러진 사람들에게 다가가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

 

“이 놈은 뭐야? 생채기도 없구만.”

 

그의 앞에는 안대를 쓰고 몸을 심하게 떨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장교가 그의 머리에 권총을 쏘자 그는 움찔하는 것을 끝으로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장교는 자신의 부하들을 바라보더니 두 명의 군인을 불렀다.

 

“두 사람, 노리쇠를 당겨봐라.”

 

찰칵. 한 명이 노리쇠를 젖혀 당기자 탄피 하나가 튀어나왔다. 그것을 본 다른 한 명도 노리쇠를 젖혀 당겼다. 찰칵.

 

격발되지 않은 실탄이 튀어나와 장교의 발치에 떨어졌다. 장교는 그것을 집어서 부하들에게 들어보이며 말했다.

 

“제군, 이것이 보이나? 앞으로 명령에 불응해 사격하지 않는 자는 자신의 총에 장전된 총알에 죽게 해주겠다.”

 

군인들은 두려운 표정으로 그것을 받아들였다. 장교가 말을 이어갔다.

 

“오늘 우리가 사살한 자들은 우리가 지켜야 할 국민이 아니다. 반군을 지원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마땅히 맞서 싸워야 할 적이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이들을 죽임으로서 적과의 전투에서 또 다시 승리를 거둔 것이다. 제군은 오늘의 승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라.”

 

군인들은 자신들이 타고 온 트럭에 올라 타 마을을 떠났다.

 

한편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소년이 있었다. 눈 앞에서 부모가 죽는 것을 본 소년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려 어린 마음을 적셨다.

 

조금 뒤 해질녘이 되자 또 다른 무리의 무장한 사람들이 마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통일되지 않은 복장을 하고 있었고 무기마저도 어떤 이는 정부군 제식 소총을, 어떤 이는 사냥용 엽총을 들고 있는 등 모두 달랐다. 그들은 저항군이라고 불리는 들이었다. 낮에 있었던 학살의 흔적을 목격하자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곧 그들은 죽은 사람들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움직였다. 이들의 대장인 알바로 소위는 그가 아는 소년이 있는 것을 보고 다가갔다.

 

“라파엘, 왜 울고 있느냐? 그들이 네 부모의 목숨을 앗아갔느냐?”

 

소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소위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했다. 소위는 쭈그려 앉아서 그와 눈높이를 맞췄다.

 

“나는 네 아버지를 알고 있다. 그분은 언제나 위험을 무릅쓰고 우리를 도왔지.”

 

이번에도 소년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라파엘, 울지 마라. 우리와 함께 가자.”

 

소위는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내 소년에게 건네주었다. 그제야 소년은 고개를 들었다. 소년의 두 눈에서 타오르기 시작한 불꽃이 맺혀있던 눈물을 금방 마르게 했다. 소위는 그런 소년을 안아주었다.

 

“잘 생각했다. 너는 혼자가 아니란다. 인민들이 힘을 합쳐 침략자들에게 복수하는 날이 반드시 올 거다.”

 

 

 

 

 

 

 

 

 

 

 

 

 

 

 

 

 

 

 

 

지평선 너머로 해가 뜨고 있었다. 햇빛은 넓은 대지를 닿지 않는 곳 없이 공평하게 비추었다. 산 마르코스의 평원이 옅은 녹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평화로운 시절이었다면 이맘때쯤 곡식이 무르익어 밝은 금빛이 되었을 터였다. 그러나 지금 평원은 잡초가 무성한 황무지였다.

 

소년은 마른 풀밭에 앉은 채로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멀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눈을 옅게 뜨니 평원 너머에 해안가와 마을을 볼 수 있었다그는 진흙이 묻어서 이제는 카키색에 가까워진 황록색 군용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어깨 부분에 착용한 붉은 견장은 그가 반군 유격대 소속임을 나타냈다.

 

라파엘은 올해 15살이었다. 그의 투쟁이 시작된 때로부터 3년이 지나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십대로 접어든 것이었다. 외모도 그 사이에 많이 바뀌었다. 우선 그는 키가 어른과 비슷한 정도로 자랐다. 빛을 받으면 갈색으로 보이던 그의 머리카락은 더 짙은 검은색을 띄었고 방황하는 그의 마음을 대변하듯 곱슬거렸다. 아이 같던 모습이 사라지고 이제는 제법 늠름한 티가 나기 시작했다.

 

해가 완전히 그 모습을 드러내자 라파엘은 자리에서 일어나 바지를 턴 후 기지개를 폈다그리고는 옆에 내려놓았던 소총을 집어들고 언덕을 내려갔다.

 

언덕 아래에는 그의 가장 친한 친구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이름은 파비오였다.

 

갑자기 왜 궁상을 피우고 그래?” 파비오가 물었다.

 

너도 가서 보고 오던지.”

 

소년과 친구는 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있는 숲 쪽으로 걸었다그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나무가 없는 곳으로 잠시 산책을 나온 것이었다.

 

저기가 산 마르코스야?” 라파엘이 물었다.

 

너가 뭘 봤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마을이 보였어?”

 

보였어아주 작게알바로 말로는 꽤 큰 마을이라던데 가까이서 보면 어떨지 몰라.”

 

눈에 보이긴 해도 여기서 꽤 먼 곳이야지금부터 가도 저녁 쯤에나 도착할걸.”

 

두 사람은 지난 2년간 전장에서 동고동락해온 가까운 사이였다그들이 다른 대원들보다도 서로 더 강한 유대감을 느끼는 것은 부대 내에 같은 나이대의 병사가 그 둘 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했다다른 누구보다도 서로를 가장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들이 전쟁에서 싸우는 이유는 각자 달랐다.

 

들었어알바로가 그러는데 평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대.” 파비오가 말했다.

 

그럼 이 짓거리는 왜 하는건데?”

 

라파엘이 되묻자 파비오는 자신도 잘 모른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말을 이었다.

 

글쎄협상은 사실 몇달 전부터 하고 있었대그러니까 당장 전쟁이 끝날지는 모르는 거지.”

 

아쉽네나쁜 놈들을 더 죽일 수 없게 된다는 건.”

 

라파엘… 우리가 바라는 건 그 놈들을 전부 잡아 족치는 게 아니야모든 건 민족의 자유를 위해서라고만약 이번 협상으로 우리가 독립한다면 좋은 일이잖아?”

 

두 사람은 잠시 말 없이 걸었다파비오는 라파엘을 이해할 수 있었다다만 그가 생각하기에 이 전쟁은 시간을 너무 오래 끌고 있었다.

 

솔직히 난 이제 힘들어전투에서 여러번 이겼는데 전쟁은 끝이 나질 않잖아이제 제발 좀 끝나라.”

 

라파엘은 혼란스러웠다그가 처음 반군에 가담한 이유는 복수하기 위해서였다그리고 확실히 그는 지금까지 복수를 하고 있었다여러 명의 장교를 사살했고정부군에 협력한 인물들을 처단하는 일에 가담했다하지만 그가 싸우기 시작한 때부터 그의 마음 한 켠에 자리한 공허함은 시간이 갈 수록 커져만 갔다그는 마음 속이 텅 비어버린 듯한 이 느낌이 견디기 어려웠다.

 

나는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고 있는 걸까?’ 라파엘은 스스로 질문했다.

 

그러자 그런 그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이 파비오가 말했다.

 

언젠가는 멈춰야 할 때가 올 거야우리 둘 다.”

 

참나무 숲에 들어서자 숲 속은 그늘이 져서 서늘했다두 사람이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자 야영지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대원들이 보였다점호 시간이 되자 알바로 중위의 앞으로 모든 대원들이 모여들었다그가 이끄는 부대는 스무 명 정도 되는 작은 규모의 정찰대였다.

 

모두 모인 건가?” 중위가 대원들의 얼굴을 하나씩 확인하며 말했다.

 

중위는 해진 황록색 군복 상의 위에 샘 브라운 벨트(어깨부터 가슴을 가로지르는 가죽 벨트)를 매고 다른 대원들과는 구분되는 갈색 작업복 하의를 입고 있었다원래의 군복 하의가 입을 수 없을 정도로 닳고 해져서 그가 따로 구한 바지였다그만큼 그는 언제나 자신이 험한 일을 도맡아서 하고 부하들을 앞장세우지 않는 지휘관이었다그런 이유로 그는 부하들에게 믿음받는 사람이었다그의 결정은 언제나 존중되었고 충실하게 이행되었다대원들이 모이자 그는 헛기침을 한 번 해서 주의를 모으고는 입을 열었다.

 

동지들아아침이 밝았다또 다시 영웅적인 임무를 수행할 때가 온 것이다잘 들어라우리는 오늘 밤부터 반나절에 걸친 습격을 벌일 것이다목표는 정부군에 점령당한 산 마르코스마을인데 규모로만 보면 소도시 쯤은 된다.”

 

산 마르코스는 해안가에 위치한 큰 마을이었다불과 수 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목표이지만 평원을 가로지르면 눈에 잘 띄었기 때문에 낮 동안에는 돌아가야 했다중위의 계획은 이러했다일단 숲이 끝나는 지점까지 행군한 후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어두워지면 마을 근처의 풀밭에 매복하는 것이었다.

 

매복해 있는 동안 마을 외곽에 순찰을 도는 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만약 순찰을 도는 적에게 발각이 된다면 적이 미리 경계 태세를 갖추고 저항할 거다.” 

 

중위가 말했다그때 부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병사가 질문했다.

 

마을은 헌병이나 경찰들에 의해 잘 방비가 되어있는 편입니까?”

 

경찰서가 하나 있어적들도 전선의 후방에서 유격전이 벌어지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경찰 병력도 방비가 잘 되어있을 것 같군.”

 

자정이 되면 본격적인 습격의 시작이었다먼저 마을의 동부에 위치한 경찰서를 공격해 경찰들을 무력화시켜야 했다다음은 정부군에 협조한 인물들을 날이 밝기 전까지 체포하는 것이었다그리고 아침이 되면 그들을 처형할 예정이었다산 마르코스 시장도 처단 대상에 포함되었다.

 

목표 달성 후에는 정부군이 도착하기 전에 빠르게 철수할 거다다들 이해했지?”

 

잠시 기다려도 질문이 없자 중위가 말했다.

 

그럼 10분 뒤에 출발할 거니까 다들 행군 준비해라.”

 

 

라파엘은 걷고 또 걸었다밤에 있을 습격에 앞서 마을 근처에서 대기하려면 서둘러야 했다여름이었기 때문에 공기는 다른 때보다 더 후텁지근했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햇빛이 강한 낮에는 숲에서 행군한다는 사실이었다길이 좀 험하긴 했지만 나뭇잎이 깔린 흙바닥을 걷는 것이 한낮에 달궈진 뜨거운 아스팔트 도로를 걷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땀줄기가 라파엘의 목을 타고 등으로 흘러내렸다. 습한 공기 때문에 그의 등에는 곳곳에 작은 발진이 생겼다등이 따가운 것이 불편했던 라파엘은 상의를 벗었다그러자 옷에 가려져 있던 크고 작은 상흔이 드러났다그것을 본 파비오가 말했다.

 

보기 흉해.”

 

어쩌라고등이 너무 따가워옷을 벗으니 좀 살 것 같네.”

 

라파엘은 다소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상처들 중에는 전투로 인해 생긴 상흔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바위나 나뭇가지에 긁히고 찍혀서 난 상처였다군인의 상처는 훈장과 같은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어린 소년의 마른 몸을 가득 덮은 고생의 흔적들은 보는 사람을 안쓰럽게 했다알바로 중위 역시 라파엘의 상처가 신경쓰이긴 마찬가지였다.

 

중위는 라파엘의 아버지를 알고 있었다소년의 아버지는 중위가 젊을 적 어려움에 처했을 때가령 정부군에게 수배되었을 때나 부상을 당했을 때중위를 숨겨주고 치료해준 유일한 사람이었다중위가 기억하기에 소년의 아버지는 자기 이웃더 나아가 자신의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언젠가 중위가 그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했을 때 그로부터 아들에 대한 부탁을 받은 적이 있었다자신이 만에 하나 잘못되었을 때아들을 홀로 내버려두지 말고 거두어 달라는 부탁이었다.

 

3년전 중위가 소식을 듣고 그의 마을을 찾아갔을 때중위는 그의 어린 아들이 홀로 울고 있는 것을 보았다그때 그는 소년을 그대로 혼자 두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그렇게 라파엘을 부하로서 받아준 후 3년이 지난 지금중위는 자신의 결정을 조금 후회하고 있었다역시 그가 보기에 전쟁은 소년을 조금씩 망가뜨려 가고 있었다중위는 라파엘에게 전투에 참가하라고 강요한 적은 없었지만 라파엘을 받아준 것이 결국 어린 소년에게 폭력을 부추긴 셈이 되었다파비오의 경우는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을 부하로 받아줄 것을 부탁해오긴 했지만 마찬가지였다.

 

대장얼마나 더 걸으면 중간 지점이죠?” 누군가가 물었다.

 

생각에 잠겨있던 중위는 뒤늦게 반응했다.

 

으응저기 벌써 숲이 끝나는 곳이 보이는군가서 함 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