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위대장 라돈은 학자를 이끌고 전쟁이 일어났던 두륿 마을에 갔다.


"그래... 이보게 학자. 자네 이름이 뭐라고"


"학자입니다."


"그렇구만. 개명을 추천하지. 누군진 몰라도 이름을 개떡같이 지었어."


"..."


라돈은 마을을 둘러보았다. 성벽은 반쯤 파괴되어있었고 목재 건물들은 모두 타버려서 재만 남았다.


"그래 학자. 자네가 보기엔 이곳 성주가 방어를 잘한것 같나?"


"전혀요. 적군은 이곳을 돌파하고 곧바로 100km 떨어진 곳에 있는 마을로 갔습니다. 이게 무슨 소린지 아시나요?"


"흠... 적군이 불굴의 정신력을 가진거 아니겠는가. 식량도 다 떨어졌을텐데 그 먼곳까지 갔으니."


"아닙니다. 이곳 성주가 식량을 태우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이곳의 성주는 방어도 실패하고 적군에게 식량을 기부한게 됩니다."


"맙소사... 황제님께서 이곳 성주를 장렬하게 전사한 참된 군인이라고 하셨는데 일났군."


"그것참 안타까운 일이군요."


라돈은 이곳에 처참히 남겨진 주민들을 보았다. 그들은 부모와 자식을 잃고 남겨져 고통받고 있었다. 젊은이들은 하나같이 목발을 짚고다니고 어떤이는 눈에 붕대를 감았으며 고아는 울면서 자신의 부모를 찾고있었다. 그리고 어떤이는 울부짖고있었다. 오죽하면 


"세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스"


이런 소리가 들리겠는가.


"..."


"이보게 학자. 저것도 전쟁 때문인가?"


"알아보겠습니다."


학자는 다리를 잃은 주민에게 다가가서 저 사람에게 무슨 사정이 있는지 물어봤다. 그리고 잠시후 학자는 참담한 표정을 하고 라돈에게 갔다.


"저 청년에겐 슬픈 사연이 있습니다."


"호오... 그게 뭔가."


"저 청년은 평소에 사랑하던 여자가 있었습니다."


"죽었나?"


"아니요. 고백했다가 차였다고 합니다. 그 뒤로 저런 괴성을 짖는다고 하더군요."


"... 전쟁이랑 관련없는 미치광이로군."


라돈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이보게 학자. 마을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려면 무엇을 보급해야겠는가."


"보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은 가을이라 추수만 하면 됩니다. 더군다나 이곳은 곡창지대죠. 인구가 줄었으니 저들은 풍족하게 살것입니다."


"그래도 주민들이 너무나 불행해보이지 않은가."


그러자 학자가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그건 알바가 아닙니다. 그보다 세금을 많이 걷어야 겠군요. 주민들은 저 곡식을 모두 소모할 수 없을테니 말이죠."


"그것참 쓰레기같은 생각이로군. 좋네. 나도 쓰레기같은 결정을 좋아하지."


라돈은 마차를 타고 궁궐에 돌아왔다. 그리고 황제의 집무실에 들어갔다. 황제는 푸근한 얼굴로 라돈을 맞이해주었다.


"황제시여. 두륿 마을의 성주는 방어를 실패하고 곡식을 태우지 않는 등 대단치 않은 대처를 한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런가... 그자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겠군.


"황제시여. 두륿 마을에 세금을 더 걷어야 합니다. 그들은 가족을 잃어 곡식이 넘쳐납니다."


"호오... 근 10일동안 이런 쓰레기같은 조언을 한 사람은 자네밖에 없었네."


"10일 전이라 하면..."


"맞네. 10일 전에 왔던 자네의 조언이 딱 지금과 같이 쓰레기같았지."

"..."


"그래. 얼마나 걷으면 좋겠나?"


"원래 세금이 전체의 2할이었으니... 이제 5할을 걷으면 됩니다."


"그런가... 알겠네."


"아. 할게 남아있었군요. 그곳의 주민들을 동원하여 성벽을 건설해야 합니다. 그곳은 침략이 잦은곳이니 성벽이 필요합니다."


"지금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라는건가?"


"그렇습니다."


"좋네. 나도 쓰레기같은 정책을 좋아하지."


근위대장 라돈은 다른 쓰레기같은 조언이 없을까 생각하며 학자를 데리고 다른 마을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