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끈거리는 두통과 함께 영수는 눈을 떴다.

흐릿한 시야에 들어오는것은 빨간 천장, 바닥, 벽.

온통 새빨간 방과 자신처럼 방금 깨어난듯한 친구녀석들의 모습이었다.


- 다들 괜찮아?


남을 잘 챙기는 민수의 목소리였다.


- 머리가 아파...


- 나도


아무래도 다들 똑같이 원인을 알수없는 두통을 겪는듯 했다.

마지막 기억은 분명 불알친구들끼리 모여서 여행을 가기로 했고. 도착한 여관에서 짐을 풀고있는데 갑작스럽게 졸음이...


- 아 여관


분명 그 여관이 수상스럽다.

다들 소지품들이 없어진것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신종수법에 당한 모양이다.


- 얼른 나가서 그새낄 패죽여야 겠어


성질급한 승환이는 역시나 화를 참지 못하였다.

아니, 승환이 뿐만이 아니라 모두들 열을 받았기에 그말에 동의했다.


- 그런데 어떻게 나가지?


소심한 재영이가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안경을 고처쓴 흥기가 벽 한쪽에 자리잡은 문을 발견했다.

손잡이를 잡아당겨 보았으나 역시 잠겨있는듯 했다.


- 아무래도 감시당하고 있는거 같은데


흥기가 천장에 메달려 있는 감시카메라와 모니터를 가리켰다.


- 웃기지 말라그래! 야이 개새끼아! 얼른 여기서 내보내!


승환이 소리를 질러보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모두가 온몸을 이용하여 문을 열어보려 안간힘을 냈으나 생각보다 단단한 문때문에 지치기만 할 뿐이었다.

모두가 바닥에 주저앉아 빠저나갈 궁리를 하는 가운데, 안내방송에서나 나올법한 멜로디와 함께 천장에 매달려있는 모니터에 문자가 나타났다.


[배빵]


- 뭐야저게


- 미친놈이 영화따라하나


- 이러면 되나?


장난끼 많은 철원이가 재영이의 배에 가볍게 잽을 날리자 모니터의 문자에 변화가 생겼다.


[X]


- 엑스...?


- 뭐야 제대로 하란건가


- 별 미친놈을 다보겠네


민수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 날 때려.


- 뭣?


- 야 왜그래


다들 정신나간 녀석의 의도에 따라줄 필요가 없다는듯한 반응이었다.


- 확인해 보기 위해서야. 때리는척 해줘 최대한 리얼하게.


- 아하


흥기가 앞으로 나섰다.


- 잘못맞아도 원망하지 마라.


흥기의 주먹이 민수의 배에 꽂히듯이 박혔다. 강렬한 충격때문인지 쓰러지는 민수.

분명 카메라를 통해서는 리얼하게 보였을 것이다. 효과가 있었는지 모니터가 갱신되었다.


[△]


- 아씨 들킨건가


- ...


생각보다 녀석의 눈치가 좋은것인지 아니면 마이크를 통해 대화를 들은것인지 알수는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것은 어설픈 연기는 통하지 않는다는것이였다.


- 그냥 이대로 버텨볼까? 집에 연락이 없으면 분명 경찰이 찾으러 올껄?


- 그...그럴까?


철원이의 말에 재영이가 수긍하는듯 했지만


- 여기가 우리가 묵었던 여관이 아니라면? 다른지역이라면? 발견하기 힘든 산속이라면?


- 야 무섭게 왜그래


- 아니야 분명 일리는 있어.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으니까 이런짓을 하는걸꺼야. 어쩌면 녀석은 여기가 아니라 다른곳에서 카메라를 통해 지켜보고 있는것일수도 있고.


- 그럼 이대로 굶어죽는거야?


재영이가 겁을 먹은듯 울먹이기 시작했다.


- 승환아


민수는 무언가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승환을 불렀다.


- 진짜로 때려줘.


- ...


- 야 야


모두가 만류하는듯한 분위기였지만 승환은 곰곰히 생각하다 민수에게 대답했다.


- 니가 원한거다?


- 야, 승환아! 그러지마!


- 말리지마 재영야.


민수는 배에 힘을 모아 충격에 대비하였고.

승환은 눈을 질끈감고 민수의 배를 가격했다.

가죽포대가 터져나가는듯한 소리와 함께 민수는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며 얼굴을 땅바닥에 처박아 버렸다.

관자놀이에 핏줄이 솟아오를정도로 숨이 멎어버리는 듯한 고통에 절규 하는것 외엔 대처할 방법이 없었다.


- 민수야!! 민수야!!


- 오승환 이새끼야 정도껏 해야지!


- 나라고 좋아서 그랬냐? 좋아서 그랬어??


다들 벌어진 상황에 아비규환인 와중에 모니터에서 축하의 멜로디와 함께 화면이 갱신되었다.


[〇]


- 너 반드시 내손으로 죽여버릴꺼야!!!


승환이 붉어진 얼굴로 카메라를 향해 분노를 터트렸다.

하지만 그 말을 무시하듯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굳게 닫혀져 있던 문이 열렸다.

아직 정신을 못차린 민수를 부축하여 모두가 문을빠져나오자 문이도로 닫히며 또다른 방이 펼쳐졌다.

내부적인 구성은 방금전에 빠져나온 방과 똑같았으나 색상은 주황색이였다.


- 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이런 미친


모두가 분노에 몸서리 치는 가운데 멜로디와 함께 두번째 방의 모니터에 문자가 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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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아아...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