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15관문이네요. 일단 여기로 피하긴 했는데 이제 어떻게 하죠?"
"어쩔 수 없어. 다시 열심히 18관문으로 가는 수 밖에."
루티온의 질문에 비트립이 살짝 걱정되는 투로 말했다. 지금까지의 그 여정을 한 번 더 반복해야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대부분의 적들은 모두 해치워졌기 때문에 사정은 그나마 나았지만 문제는 전력의 분산이었다. 주요 전력 중 하나인 카스트로와 키무두한과 이스밀라와 카일라가 세뇌당해버린 것이었다. 이는 그들에게 있어 매우 뼈아픈 부분이었다.

아무튼 루티온 일행은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관문들을 향해 나아갔다. 섬들로 이루어진 15관문, 끝없는 철문의 16관문은 적들이 이미 처치되어 그냥 가기만 해도 충분했다.

그렇게 루티온 일행은 온천 안에 있는 17관문에서 포탈을 넘어가기 전에 뚫어야할 관문은 칼리나이드 포워드를 마주쳤다. 이스밀라가 있었다면 드래곤 랜턴으로 등장조차 시키지 않았겠지만 이스밀라는 현재 세뇌되어 호텔의 구덩이에 빠진 상태.
칼리나이드는 재기를 노리고 과거의 굴욕을 씻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해 공격하였다. 루티온 일행이 모두 안쪽으로 모이기도 전에 맞춤 석궁으로 전체병력의 반의 반 정도를 혼수상태로 만든 것이었다.
루티온 일행은 이때문에 엄청나게 고생하였다. 칼리나이드는 그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빨랐다. 그러나 역시 눈이 좋지 않다는 명백한 단점 때문에 조금씩 함락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칼리나이드에게 또 하나의 단점이 있었으니, 무효화의 검이 가지는 특색은 지금으로서는 무용지물이었다. 그것은 마법사들이 모두 세뇌당해 이 자리에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수르트카가 고전 끝에 칼리나이드를 겨우겨우 처치했다. 역시 빡센 훈련으로 유명한 수르트카단의 단장이었다.
루티온 일행은 그렇게 전리품으로 무효화의 검과 맞춤 석궁을 얻게 되었다. 그들은 서로 누가 가질지 가위바위보를 하다가 무효화의 검은 시온이, 맞춤 석궁은 하스코 메디슨이 가지기로 했다.

그렇게 루티온 일행은 17관문을 넘어 18관문으로 이동했다. 그들은 또다시 나타난 거대한 사막에 기가 질렸지만 마왕을 토벌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하는 길이었다.
2달을 걸친 장기간의 이동 끝에 그들은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제나이 세이어가 나타났다.
"호오, 이게 누구야, 그 개새끼들 아니야? 잘 왔어. 우리들의 새로운 군대를 한 번 봐보라고?"
루티온 일행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다름아닌 카스트로, 키무두한, 카일라, 이스밀라를 포함한 세뇌당한 슬레이어에서 보내온 병사들과 민간인들과 대포 군단이었다.

"자, 게임을 시작하지!"
제나이의 선전포고를 시작으로 대규모 전투가 벌어졌다. 그들의 기세는 매우 막강했다. 그 명성이 자자한 키무두한이 있었고, 지금 루티온 일행에게도 없는 마법사와 대포가 있었다.
그러나 루티온 일행은 제실력을 내지 못 할 수 밖에 없었다. 2달이 넘게 지났다지만 옛 동료와 민간인들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 매우 꺼려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싸워야 할 때. 루티온 일행은 칼갈이의 마법을 통해 검에 전기를 덧씌우고 그들을 향해 용감히 싸웠다. 사람들이 전기에 맞아 감전되어 바로 쓰러져갔다. 여기에 하스코가 맞춤 석궁으로 지원사격을 하며 적의 절반 이상을 죽이지 않고 해치울 수 있었다. 이스밀라와 카일라와 키무두한과 카스트로 등 주요 전력들도 맞춤 석궁 덕분에 제압이 손쉬웠다.
갈릴레우는 하늘을 날며 대포들을 과열시켜 녹여버렸다. 루티온과 막시투스타가 협업하여 플라즈마 소드와 막시투스타 소드로 대포들을 하나씩 가르고 있었다. 덕분에 대포 부대도 서서히 무력화되어갔다.

루티온 일행은 그렇게 그들을 제압하고 제나이를 찾아 죽이려 들었다. 그러나 제나이는 전투가 시작하는 순간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상태였다. 그래서 루티온 일행은 제나이를 찾기 위해 마을로 이동했다. 그 와중에 민간인 군단의 무기인 인발리다이트로 된 석궁과 궁과 검을 조금씩 챙겨갔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을 유인하기 위함이었다. 루티온 일행이 마을에 도달해 그곳의 경계지역 어딘가를 밟자 땅이 꺼지면서 수많은 일행원들이 갇혀버렸다. 그들이 사라져있던 2달이 넘는 시간동안 제나이는 무효화의 목걸이를 대비해 미리 덫을 만들어두었던 것이었다.

막시무스, 그레이엄, 갈릴레우 등 대다수가 함정에 걸려 움직임이 봉쇄되었다. 살아남은 사람은 루티온, 루보, 코스타, 막시투스타, 하스코, 시온, 비트립과 병사 35명뿐이었다.
그들은 열심히 제나이를 찾아나섰다. 그 과정에서 하스코가 제나이를 생각하며 맞춤 석궁을 날렸다. 그러자 석궁은 주택가를 향했다. 제2관문의 보스였던 제나인 세이어가 있던 그 방향이었다.

그들은 주택가로 이동했다. 그곳에는 다행히 민간인들은 진작에 이루어졌던 전투를 통해 싹다 무력화된 상황이었다.
제나이는 제나인의 집 위에서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리고 루티온 일행이 도착한 것을 보면서 말했다.
"이 개새끼들 참 끈질기네. 아무튼 내가 내 동생의 한을 갚아주마!"
제나이가 마법을 날렸다. 그러나 무효화의 목걸이 때문에 마법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제나이는 인발리다이트 궁을 꺼내 그들을 향해 쏘았다. 화살은 갑옷에 맞아 튕겨나갔다. 그래서 제나이는 숨겨두었던 대포를 다시 가져와 쏘았다. 이번에는 루티온 일행에게 제대로 먹혀들었다.

대포로 인해 병사 6명과 하스코가 쓰러졌다. 제나이가 두번째로 대대적인 발포를 하자 이번에는 병사 15명과 코스타가 쓰러졌다. 이제 병사 13명과 루티온, 루보, 비트립, 막시투스타만이 남은 것이었다.
"음... 뒤에서 니들 병사가 합류하는 게 느껴지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싸우러 가볼까나!"
그리고 제나이는 검을 꺼내들어 루보를 향해 싸움을 시작했다. 제나이의 수준은 어마어마했고 마침내 제나이는 무효화의 목걸이를 뺏을 수 있었다.
제나이가 목걸이를 돌려 무효화를 완전히 해제시켰다. 제나이는 바로 마법을 날리며 그들을 공격했다. 루티온 일행은 그것을 막을 수단이 없어 일일이 피해야만 했다.

마법공격에 주택가가 대대적으로 쑥대밭이 되어 날아갔고 루티온 일행도 입구 근처에 있던 크림빵 가게까지 날아가 추락했다. 루보는 서서히 치유의 만년필을 꺼내 코스타와 하스코 등 아까 부상입은 사람들을 치유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루티온 일행은 쉬지 않고 날아오는 마법들을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것을 피해 이렇게 적은 병력만으로 엄청난 실력의 마법사를 이길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루티온 일행은 시가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피했다. 제나이의 계속된 공격으로 건물들이 파괴되고 도로가 일그러지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비트립이 리타이어 되어 도로 한복판에 쓰러진 채로 두고 가야만 했다.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이 되어갔다. 인발리다이트 화살을 쏘아도 제나이는 비행마법으로 피하고 맞춤 석궁을 쏘면 석궁의 화살을 불태워버리는 지경이었다. 그런데 그 때 어디선가 갑자기 누군가가 나타났다. 그녀는 마법을 쓸 수 있었고, 제나이의 공격을 막아주는 것으로 보아 슬레이어의 편인 것 같았다.
"누구세요?"
루보가 물었다. 그러자 그녀가 답했다.
"레피체드 우스터. 카를 우스터의 후손으로, 로즈와 카를의 성검 중 카를의 성검을 맡고있습니다."
"우스터...? 그런 귀하신 분이 왜 이곳에...!"
루보가 놀라며 말을 더듬었다.
"너희들이 예리우스의 예언에 나오는 마왕을 처치할 사람들이라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그래서 카를의 성검의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왔죠."
레피체드는 침착하게 말했다. 그리고 말이 끝남과 거의 동시에 주문을 외우며 카를의 성검을 소환했다. 검은 본체의 일부였기 때문에 몹시 신묘하고 영롱한 분위기를 띄었다.
"만약 이 검의 주인이 자신이라고 생각한다면 검을 잡으세요. 검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기억이 지워지며 엄청난 고통을 받을 것이고, 그 반동으로 성격이 한 가지 바뀝니다. 반면 검을 잡을 수 있으시다면 검의 선택을 받은 것입니다."

루티온과 시온과 루보와 막시투스타가 그걸 보면서 자신이 선택을 받았으면 했다. 전설의 검을 가질 수 있다면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제가 하겠습니다."
루티온이 나서며 카를의 성검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제나이의 마법이 루티온의 허리를 강타했다. 살짝 빗나갔지만 매우 치명적이었다.
"여기서 벗어나시죠."
레피체드가 그 말과 함께 그들을 멀리 떨어진 곳으로 순간이동시켰다. 루티온은 몹시 아파하며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루보가 만년필을 꺼내 바로 치유했다.
"그래서 누가 하실래요?"
"일단 루티온이 하도록 두죠."
그래서 루티온이 카를의 성검을 잡으려 시도했다. 그러나 검에 닿는 순간 흰색의 결계가 루티온의 머리 위에 쳐지며 온몸이 찢어지는 고통이 동반되었다. 레피체드는 예언의 중심 소재인 플라즈마 소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주인이 되지 못한 것에 은근히 놀라면서도 실망한 눈빛이었다.
"또 해보실 분?"
"저요. 제가 할게요."
루보가 카를의 성검을 잡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루보도 마찬가지로 건드리는 순간 바로 쓰러졌다. 막시투스타와 시온은 자신도 저렇게 될까봐 무서워졌다.
"하실 분?"
시온과 막시투스타는 침묵했다. 그들은 루보와 루티온처럼 되고 싶지 않았다. 애초에 주인일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잡아서 넉다운되면 전력손실이 어마어마할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방법이 아니면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인발리다이트 화살은 자꾸만 빗나가고, 명중하려고 해도 바로 피하는 것이 제나이였다. 가까이 다가가 검을 때려박으려고 해도 바로 마법으로 태워버릴 만한 것이 제나이였다. 지금은 무효화의 목걸이도 없어 마법을 막을 수단이 없었다.
그러나 카를의 성검이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카를의 성검은 마법을 반사할 수 있다. 전설에 따르면 카를의 성검으로 마법을 무효화시킬 수 있을 것이었다.

그래서 막시투스타는 두렵지만 모두를 지켜야겠다고, 그리고 비트립을 죽게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카를의 성검에 묵묵히 다가갔다. 시온이 그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막시투스타는 마침내 카를의 성검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카를의 성검을 잡았다.
카를의 성검을 잡을 수 있었던 조건인 정의감과 사랑이 모두 충족된 것이었다.
시온은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소스라치게 놀랐다. 레피체드도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 지금까지의 여정이 끝났음에 기뻐하면서도 막시투스타가 카를의 성검의 주인이 되었음에 경탄스러워했다.
막시투스타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 듯 얼떨떨하게 카를의 성검을 잡았다. 카를의 성검은 주인의 손을 만나 영롱한 빛을 내며 반짝였다. 막시투스타가 이리저리 흔들어보며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했다. 영락없는 진실이었다.

마침 제나이가 루티온 일행이 있는 곳을 찾았다. 루티온과 루보가 쓰러져있고 못 보던 여자가 한 명 참가한 것을 보며 의아해했지만 제나이는 아랑곳 않고 시온과 막시투스타를 향해 마법을 날렸다.
딱 정통으로 날아가는 공격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막시투스타가 카를의 성검으로 그 마법을 치자 마법이 한순간에 사라지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세계 최강의 무효화 검, 카를의 성검의 활약의 시작이었다.
막시투스타는 하늘을 날고 있는 제나이로부터 날아오는 모든 마법들을 카를의 성검으로 없애버렸다. 제나이는 이 때문에 당황했다. 그러나 바로 궁을 꺼내 막시투스타 쪽을 향해 화살을 쏘았지만 튕겨나갔다.

막시투스타는 전세가 역전되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비행할 수 없는 이상 제나이를 검으로는 처치할 수 없었다.
"시온! 루티온이랑 루보 데리고 와줘! 레피체드 님도 괜찮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그 말에 시온과 레피체드가 그의 말대로 하면서 달려가는 막시투스타를 따라 달려갔다. 첫번째로 비트립을 깨우고, 그 다음에 주택가로 갔다. 주택가에서는 코스타와 하스코가 이제 막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데려다주는 것을 끝낸 레피체드는 자신의 할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며 순간이동으로 다시 사라졌다.
"하스코! 그 석궁 날려!"
하스코가 비몽사몽하면서 맞춤 석궁을 제나이에게 쏘았다. 그러나 석궁은 빗맞으며 이상한 곳으로 떨어졌다.
"막시투스타, 그 방법은 안 돼. 맞춤 석궁은 적 병력의 40%만 혼수상태 시키는 무기야. 근데 지금은 상대가 1명이잖아. 그걸로는 안 맞는다고."
비트립이 막시투스타에게 조언했다. 막시투스타는 그걸 듣고 배시시 웃으며 알겠다고 했다.

하늘에서 제나이가 무언가 열심히 주문을 외고 있었다. 그리고 제나이는 엄청난 양의 치명적인 공격마법을 날렸다. 그 빠르기는 총알과도 같았고 그 양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도 같았다. 오직 검으로만 막기에는 매우 힘든 주문이었다.
막시투스타는 승산이 없을 것을 알면서도 비장하게 그것들을 최대한 모두 쳐내려고 했다. 그런데 그 때 어디선가 마법이 날아오더니 그 공격들을 모두 쓸어버렸다. 생긴 것으로 보아 악마임이 확실해보였다.
비트립과 코스타는 그를 보며 누구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너는, 3번 수행기사?"
"예, 맞습니다."
"그런데 네가 어째서 이런 곳에..."
"아, 제가 마왕성이 하는 일이 좀 불만스럽거든요. 공주를 납치하지 않나, 갑자기 대량해고를 하지 않나, 왕자는 사이코 짓을 하고 다니지 않나... 그래서 반란을 일으킨 거죠, 비트립 폰 하인리히 씨."
비트립과 코스타는 3번 수행기사가 비트립을 비서실장으로 부르지 않았음에 놀랐다.
"아, 그리고 지금 알려드리는데, 처음부터 비서실장이라고 자칭할 때부터 알아봤죠. 근데 눈감아줬더니 이런 깽판을 치고 있다니, 기분 째지는군요."
비트립과 코스타는 또 한번 놀랐다. 그리고 소름이 끼쳤다.
"아, 하나 도와드리자면, 비서실장 가방 있잖아요, 거기에 그려진 비서실장 문양에 전기를 흐르면 아주 훌륭한 광경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 말을 들은 비트립은 바로 가방에 처박아두었던 비서실장 가방을 꺼냈다. 여러 차례 비서실장으로 사칭하고 들어가려다가 모조리 실패했던 그 가방이었다.
코스타가 정신차리고 칼갈이를 꺼내 검을 긁었다. 그러자 검이 전기로 코팅되었다.

제나이는 무슨 짓인가 싶었다. 악마가 저들의 편에 붙는 것을 보며 한심해하면서도 혐오스러워했다. 그래서 3번수행기사를 향해 다시 한 번 마법을 날렸다. 그러나 그 공격은 막시투스타에 의해 막아졌다.
3번 수행기사가 열심히 역공을 해대었다. 그러나 공무원 특성 상 마법이 그리 강하지 않았다. 바로 제나이에게 가로막혀버렸다.

비트립이 비서실장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코스타는 눈짓을 한 번 하더니 비장하게 비서실장 문양에 검을 찔러넣었다. 그러자 문양에서 엄청난 양의 붉은 마법진이 형성되며 강한 바람이 일었다. 그리고 비서실장 가방에서 마치 악마처럼 사악해 보이는 붉은 구체가 나오며 하늘에 두둥실 떠올랐다. 그리고 붉은 구체에서 기계음 같은 소리가 나왔다.
"명령을 입력하시오."
"제나이 세이어를 죽여라!"
코스타가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다시 붉은 구체에서 다시 기계음 소리가 나왔다.
"라저."
붉은 구체는 엄청난 빠르기로 제나이 세이어에게 접근하더니 무수히 많은 총알같은 것들을 쏘았다. 제나이는 당황하며 빠른 속도로 비행하며 이리저리 피했다. 그러나 그 총알은 추적이 되기 때문에 그녀를 계속해서 따라다녔다.
"이 개새끼가!"
제나이가 그 붉은 구체를 공격했다. 그러나 붉은 구체는 극한의 화염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붉은 구체는 마침내 엄청난 속도로 다가가더니 자기 자신이 검처럼 날카로운 형태로 변하며 제나이의 심장에 들이받았다. 제나이의 심장이 그대로 산산조각나고 곳곳에 유혈이 낭자했다.
"명령 완수."
붉은 구체는 그 세번째이자 마지막 말과 함께 비즈가 되며 사라졌다.

"역시 일회용이지만 한 번 내린 명령은 끝까지 지키는 클라스 지리네."
밑에서 지켜보던 3번 수행기사가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갑자기 도와주셔서."
비트립과 코스타와 시온과 하스코는 3번 수행기사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아니요, 별 말씀을. 이쪽이야말로 저들이 썰려나간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얼마나 기분이 째지는데요."
3번 수행기사가 감사인사를 받아치며 말했다.

그 후 비트립 등 4인과 3번 수행기사는 방향을 틀어 덫이 걸린 사람들과 세뇌되었던 사람들을 구하러 갔다. 덫에 걸린 사람들은 풀려나면서 온갖 불평불만을 터뜨렸고 세뇌된 사람들은 방금까지 호텔 근처였는데 갑자기 건물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자 당황했다. 그러면서도 새로 온 3번 수행기사를 죽이려 들었고, 비트립은 일일이 그에 대해 해명을 해주어야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루티온과 루보가 일어날 차례가 되었다. 어떤 성격이 바뀌었을 지 걱정스러웠다.
"루티온! 일어나!"
"Ah.... What's happened, sir?"
"아 잠깐, 그건 어디 말이냐?"
"영어네, 영어. 근데 성격이 바뀌었다고 고대어가 자동으로 나오냐?"
루티온이 뭔일인가 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Why do you... 아 잠깐 나 왜 이상한 말 하고 있냐?"
루티온의 말에 사람들이 피식 웃었다. 그리고 루보를 깨우러 갔다.

"루보! 일어나!"
그러자 루보도 부스스하며 일어났다. 그런데 루보의 말도 뜻밖이었다.
"루보? 그 이름 말고 레보라고 불러줘."
"뭐야? 루보라고 불러달랬잖아?"
"내가? 그런 이상한 이름으로? 아 맞다. 그랬구나. 그래도 아무튼 이제는 레보라고 해줘. 원래 이름으로."
"어, 그래. 이제 레보라고 할게."
코스타가 매우 뜻밖이라고 생각하며 은근히 그 이름을 어색해했다.

그렇게 막스투스타는 카를의 성검을 얻었고, 하스코는 맞춤 석궁을 얻었고, 시온은 인발리다이트 검을 얻었다. 또한 3번 수행기사 자체를 얻었다.

그렇게 그들은 19관문으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