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워스터 레나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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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다음날이 되었다. 나는 일어나 대충 아침 준비를 하고 베니에게 기지를 맡기라고 말한 뒤 군복 대신 단정한 정장을 입고 페하가 주신 종이 하나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후우... 많이 떨리는 일이지만 그래도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마계에 어떠한 일이 터질지 모르므로 일단은 굳게 결심하고 나가봐야지... 그렇게 나는 즉시 텔레포트를 사용하여 어디론가 이동하였다.

잠시후, 내 앞에는 웅장한 규모의 왕실이 펼쳐져있었고 그 앞에는 인간계 최대의 왕국인 루시아 왕국의 왕 플랜더스 루시아 4세가 왕좌에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나는 누구보다 용감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그의 앞에 서있었다. 그리고 주변의 대신들과 병사들은 나의 등장에 모두 술렁이기 시작하였다.

이때 병사들이 앞으로 다가오더니 모두 나를 향해 창을 들이밀려고 하였다. 그러자 왕이 약간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병사들에게 명하였다.

"조용! 자네들이 저자를 저렇게막아봤자 자네들만 다칠 뿐이라네. 일단은 지켜보게나..."

왕은 다시 자세를 정리하고 나를 보았다.

"드워스터 레나 장군인가? 어서오게나. 그나저나 자네가 여기 루시아 왕국에는 왜 찾아왔지?"

나는 당당하게 말하였다.

"오늘은 전투업무가 아닌 외교업무로 여길 찾아왔다. 내가 너희들에게 전달해줘야할 문서가 있거든."

"문서가 있다고? 그럼 지금당장 내게 문서를 주길바란다."

나는 루시아 왕국의 왕에게 가지고있던 기밀 문서를 전달해주었다. 문서를 전달받은 왕은 꼼꼼하게 내용을 살펴보았다.

"실린 공주는 마왕성에서 잘 있으니 걱정말라... 알겠네. 혹시 또 다른 일은 없는가?"

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는 말하였다.

"내가 인간계에 대해 궁금한게 하나 있긴한데..."

이때 왕궁의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가 나타났다.

"안녕하십니까. 페하."

"오오 왔는가 야스오 플레이트군."

야스오 플레이트라...

"그나저나 옆에 있는 사람은 혹시..."

"그래. 마계의 장군 드워스터 레나라네."

"아니... 저 분이 그 유명한 드워스터 레나라고요? 그런 분이 왜 왕궁까지..."

야스오는 나의 정체에 깜짝 놀라있었다. 나는 왕에게 물었다.

"인간계에 야스오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 혹시 이세계인인가?

그러자 인간계의 왕이 살짝 당황하면서 말하였다.

"이세계인? 그들의 이야기가 마계에서도 퍼졌나보군. 혹시 이것이 목적이라면 내일 만나게 해무겠네."

"알았다."

뒤이어 왕이 병사들에게 명령하였다.

"여봐라! 드워스터 레나에게 별장을 제공하라!"

이후 나는 인간계의 마차를 타고 왕이 준 비밀 별장으로 이동하였다. 내가 마차를 타고 지나가는 동안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이 행렬을 지켜보았으며 다들 신기해보이는듯한 눈빛이었다. 이후 나는 강가 근처의 별장에 도착하였다. 인간계의 수행원들은 나에게 별장 시설에 대해 설명한 뒤 나를 별장에 모셨다. 나는 이세계인이 오기 전까지 편하게 쉬었다. 그러던 도중 너무 심심해진 나는 잠시 인간계의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 인간계 도시의 밤거리를 걸어다녔다. 마계와 다르게 뭔가 편안하고 낭만적인 느낌이 있었다.

이때 검은 망토를 두르고 온 누군가가 내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다. 나는 검은 망토의 사나이를 부르며 말하였다.

"누구시죠?"

"장군님, 저를 따라오십시오."

목소리를 들어보니 여자였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이긴한데... 누구더라?

"그 쪽이 누군데 저를..."

"빨리 따라오기나 하십시오."

나는 일단 그녀를 따라 어디론가로 이동하였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곳은 뒷골목이었다. 슬슬 골목에 깊숙히 들어가자 검은 망토의 사나이는 망토를 벗었다. 노란 머리에 빨간 눈, 오른쪽 눈 밑의 점. 그 자는 바로 실종되어있던 나의 전 보조관 얀 프리스트였다. 나는 심히 당황하여 말하였다.

"얀?"

"네. 저 얀 프리스트 맞습니다."

얀이라고...?

"아니... 니가 왜 여기서 나와? 정말 오랜만이다. 난 너가 죽었을줄 알았는데."

나는 꿈 속에서조차 예측 못했던 얀과의 재회에 너무 반가워 그녀를 꽉 안아주려하였다. 그러자 얀이 말하였다.

"장군님. 저를 안아주실 상황이 아닙니다. 지금 장군님께선 매우 위험한 상황입니다."

"뭐라고? 왜 그런거지?"

얀이 뭔가 비밀스러운 말투로 말하였다.

"지금 저는 특별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정체가 들켜서는 안되는 일이지요."

"도대체 그 특별한 일이 무엇인가?"

"그건 장군님한테도 말씀해드릴 수 없습니다. 오히려 장군님이 저와의 만남을 숨기셔야 할 것입니다. 그나저나 장군님께선 여기 왜 오셨습니까?"

"페하께서 이세계인에 대해 직접 확인해보라고 명을 내리셨다."

"하아... 그럴 줄 알았습니다. 어쩐지 보통 외교업무에는 외교관을 보내는데 장군을 보내는게 좀 이상하다고 느꼈습니다만... 그래서 아까 장군님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던 것이죠."

"왜 그런거지?"

"지금 루시아 왕국에서는 마족 장군 사냥에 현상금까지 걸면서 마계 공격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레나 장군님의 경우에는 페하보다 더 높은 가치의 현상금이 걸려있지요. 그래서 용사들도 북부기지를 안 오고 일부러 서부기지로 오는 것입니다."

"그랬었군..."

"혹시 내일 이세계인들을 만나십니까? 그러면 진짜 제대로 준비하셔야 할 것입니다. 왕궁 내에서도 장군님을 잡을 절호의 찬스라고 보고있을 것이니까요. 틀림없이 암살단을 대기시키고 있을 것입니다."

"뭐... 암살단 따위야 별거 아니지만 하여튼 알았네."

"그럼 전 이만..."

그리고 얀은 다시 망토를 쓰고 어디론가로 사라졌다. 나는 이후 다시 별장으로 돌아가 방으로 가서 침대에 누웠다. 하지만 아까 얀이 했던 얘기 때문인지 잠은 잘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