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에 등단 신청을 넣었다.
내가 써온 시들은 남에게 보인다.
어떻게 보이는 지 궁금하다.
작가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매번 고통을 받아가면서
가난에 찌들어 사는 것일까.
혹은 행복에 겨워가면서
자신의 문학을 직접 쓰는 것일까.
어느 쪽이던 솔직히 먼 이야기다.
먼 이야기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내가 직접 다가가려고 준비했다.
타자기에 무한한 종이를 넣었다.
타각타각 나의 문학을 써간다.
촤락촤락 종이가 움직인다.
드르륵 거리며 단락을 조절한다.
팅 하는 순간 바닥이 덮여졌다.
내 이야기의 첫 걸음이 완성됐다.
나중에 보면 어떤 기분일까.
부끄러움일까. 아니면 자랑스러움일까.
그런 것은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나는 내 이야기를
내 손으로 직접 쓸 수 있다.
그런 능력을 직접 얻었기에
앞으론 더 써가면서
내가 발을 디딜 곳을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