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줄부터 시작을 해서 도입부를 어떻게 쓸지 고민을 하는 거지. 그러다가 문득 '아, 그래 이렇게 시작하면 되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생각난 결과를 열심히 쓰기 시작해.

하지만, 계획은 실제로 되지 않는 법.
같은 장면에서 계속 고민하지. 뭔가 내가 썼던 글들이랑 달라진 게 없어! 고민, 또 고민을 하는 거야. 그러다보면 새로운 생각이 막 떠올라. 그걸 또 써! 계속 계속 쓰는 거지.

 그래 그렇게 쭉 쓰면 결국에는 망해. 읽었는데 노잼이야. 한 1천자 쓰고 다음이 생각이 안 나. 그래서 한숨 자고 오는 거지.

막상 또 자고 오면 다음날에 뭐 했는지 기억이 안 나. 그래서 이걸 어떻게 끝내야 할지도 다 까먹은 거야. 그럼 나는 어째?

어쩌긴 뭘 어째. 걍 더 써보는 거지. 근데 막상 이어 써보려고 내가 쓴 글을 읽어 보면 오글거려서 또 못 써.

어쩌지. 이어 써야할 텐데 그래서 신선하게 다른 글을 또 써. 근데 그거도 뭔가 좀 이상해.
'이번에는 다르다!' 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설정부터 준비하고 신선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준비를 끝냈어. 근데 그건 또 쓰다보니 다른 길로 가고 싶어져. 가면 안 되는데 또 재밌을 거 같다고 또 가. 그럼 결과는? 당연히 망하지.

이런 결과가 계속 쌓이고 반복되고 반복되다 보니 나는 이제 결말을 어떻게 써야하는 지 몰라. 그래서 또 다른 단편 써보자고 넘겨 그럼 나중에 이 단편을 쓰려고 해도 모르겠지.

그래 그런 거야. 또 읽다보면 오글거려서 다 못 읽고 꺼! 그러다가 한동안은 또 글 안 써. 아이디어 다 떨어졌다고 말이야.

그러니까 필력이 나아지지 않아. 근데 또 쓰고싶어지네? 나는 여태 쉬면서 읽은 글 때문에 눈이 높아졌어. 그래도 또 써.
망하지. 결말을 끝내는 법을 몰라 이제.

그럼 어떻게 된다? 내 글이 정말 마음에 안 들게 된다. 참으로 슬픈 일이야.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데?"

내 앞에 있는 친구는 내 한탄을 들었음에도 무관심하게 커피를 마셨다.

나도 친구 따라서 커피를 마시고 대답했다.

"뭐... 그냥 그런 거야. 짧은 단편을 쓰고싶다고. 이 정도 길이면 1천 자 정도 되니까. 엽편 수준의 양이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