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서 한 여자가 보였다. 그런데 그 여자의 옆에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검고 음산하고 알 수 없는 메묘한 기운.
그 기운의 근원지를 눈으로 더듬어 찾아가보니 한 남자의 반지상자가 보였다. 무언가 초조한 듯 손에서 한 바퀴 두 바퀴 굴러다니는 조그마하고 아기자기한, 그러나 자기 자신의 위험을 숨기고 있는 상자였다.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남자의 얼굴은 그저 순수하게 붉혀져 있었다. 이 남자는 위험성을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

누구에게 받은 것인가? 주운 것인가? 아니면 모르고 산 것인가?
아무렴 상관 없었다. 저 반지는 저 남자가 들고 있기에는 너무 위험했다. 아니, 더 자세히 보니 반지에서 나오는 기운은 이미 남자의 왼손을 물들였다. 남자는 이제 가망이 없었다.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혼이 반지에게 집어삼켜질 것이었다. 이대로 가다간 남자 옆에 있는 여자까지 위험했다.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여자에게 달려가 여자를 선로 쪽으로 밀었다. 여자의 얼굴에 당혹과 공포가 서렸다. 그러나 이 방법밖에는 없었다. 여자의 혼이 매개체가 되어 반지의 힘이 세상에 퍼지도록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여자는 열차에 치여 죽었다.

@빛과소금 저녁이 되었는데..

WBN수상자가 소설 1달도 안쓴사람을 못이길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