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길을 걷고있다. 햇살이 따가웠지만 팔에 들린 봉지에 들어있는 초콜릿은 그런것 따위는 잊게한다. 뒤에서는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길거리의 검은 고양이는 날 보고 도망간다. 항상 이런식이었다. 하지만 상관은 없었다. 고양이는 그저 지나가는 동물일 뿐이다.그리고 또다시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10분만 더 걸으면 집에 도착할것 같았다. 나는 들뜬 마음을 가지고 집을 향해 빠른걸음을 한다.

 

당연하게도 집에가면 이 초콜릿을 먹을것이다. 초콜릿을 우유와 먹을까? 아니면 물이랑 먹을까? 생각만 해도 기쁘다.

 

문득 비스듬한 가로등을 보았다. 그러나 빠른 걸음으로 걸어간지라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사람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던것 같다.

 

심장이 빠르게 뛰는것이 느껴졌다. 발걸음을 늦추고 다시 초콜릿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초콜릿은  역시 우유랑 먹어야 할것 같다. 그런데 문득 사람의 발걸음이 들렸다. 

 

그저 지나가는 사람의 발걸음일 것이다. 초콜릿은 아무리 생각해도 밀크초코가 진리인것 같다. 화이트 초콜릿은 느끼하고 다크 초콜릿은 너무 쓰다. 밀크 초콜릿은 유유가 들어갔을텐데 우유랑 같이 먹을 생각을 하다니 문득 생각하니 웃겼다.뒤에서는 계속해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집이 얼마 안남은것 같다. 빨리 집에가서 초콜릿을 먹고싶다.      ......잠깐만 계속해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고? 나를 계속해서 쫓아온건가?

 

가로등의 글을 다시 생각해보니 현상수배? 그런거였던것 같다.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소년은 그제서야 살인마의 발걸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소년은 죽을것이다. 소년이 살인마를 인식한것은 그저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아낸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곳은 인적이 드믄 도로 사람은 1명도 없다. 아니 2명이 있다. 소년과 살인마 그 2명

 

소년은 눈앞을 스쳐가는 검은 고양이를 보았다. 이게 바로 국어시간에 배운 복선이란걸까? 소년은 그렇게 생각해보았다.

 

살인마는 소년의 바로 뒤까지 섰다. 살인마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가고 살인마는 몽둥이를 치켜든다.

 

살인마는 이제 마흔세살이다. 11년 전에 사람을 한명 죽였지만 10년형을 받았다.

 

살인마는 오늘 길을 걷는 소년을 보았다. 그리고 죽을땐 죽더라도 사람 한명은 더 죽이고가겠다는 자신의 신념을 떠올렸다. 

 

살인마의 어린시절은 매우 비참했다. 그러나 구태어 서술하진 않겠다. 살인마와 같은 비참한 삶을 살아온 사람은 많았다. 그러나 그들은 이 살인마처럼 살인을 저지르지는 않았다.

 

살인마는 암에걸렸다.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10년형을 준 판사의 판단은 심각한 문제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의 남은 삶에서 많은 시간을 앗아갔음은 틀림이 없다. 따라서 판사는 어느정도 면죄받을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판사는 다시 면죄받을수 없게되었다.

 

핀사의 죄를 서술하던 그순간 웃고있던 살인마가 들고있던 몽둥이로 소년의 머리를 파괴했기 때문이다.

 

살인마는 소년의 피가 튀기는것을 느끼며 기분좋게 웃었다. 그러나 잠시후 살인마는 인상을 찌푸렸다. 뜨거운 햇살 때문이었다. 

 

지금 기온은 40도 정도 되었다. 살인마는 짜증을 내며 소년의 피묻은 붕지에서 초콜릿을 꺼내 베어물었다. 그러자 그의 입안에 초콜릿의 맛이 퍼졌다.

 

그러나 그것은 좋은 의미의 퍼짐이 아니었다. 살인마는 쓴맛을 느꼈다. 그 초콜릿은 다크 초콜릿이었던 것이다. 살인마는 초콜릿에대한 소년의 끔찍한 취향을 욕하며 소년의 시체를 잔디에 던졌다.

 

소년의 초콜릿이 다크초콜릿이었다니 의외의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편의점의 점장은 오늘 꽁돈을 벌었다. 그날 편의점에 어느 소년이 왔었다. 소년은 편의점에 처음 와보는듯 했다. 

 

소년은 점장에게 밀크 초콜릿을 사겠다고 말했다. 살거면 초콜릿을 들고올곳이지 궂이 이렇게 말하는걸 보면 분명 편의점에 처음 오는것이다.

 

점장은 지신이 직접 초콜릿을 꺼내와야 한다는것을 깨닫고 짜증이 났다. 그 결과일까? 점장은 다크 초콜릿을 꺼내왔다. 카카오 77퍼센트의 쓴 초콜릿이었다. 

 

소년은 그 초콜릿이 1800원임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만팔천원을 꺼냈다. 소년은 수학을 잘 하지 못했다. 점장은 능청스럽게 그 돈을 받았다. 그리고 꽁돈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소년은 유유히 집을 향해 걸어갔다.

 

편의점의 점장은 이제 이렇게 생긴 돈을 꽁돈이라고 생각하여 술집 같은곳에 가서 낭비할것이다. 안타까운일이다. 그 돈을 일해서 번 돈이라고 생각한다면 분명 저축할것이다. 꽁돈과 일해서 번 돈을 구분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지금까지 나온 인물들을 평가하자면

 

살인마는 좋은일을 한것이다.

 

아마 소년은 집에가서 초콜릿을 베어물고 엄청난 실망감에 휩싸였울것이다. 또한 자신의 아들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에 분노한 아머니의 표정을 보고 겁에 질렸을 것이다. 그러나 살인마가 그것을 막은것이다. 살인마는 인류애를 실천한 훌륭한 사람이라고 볼수있다.

 

판사역시 훌륭한 판단을 한것이다. 판사는 살인마에게 10년형을 주어 살인마로 하여금 소년을 죽게했다.

 

소년은 수학을 잘 하지 못한다. 아마도 소년은 고등학교에 가서 수포자가 된후 적당히 성적에 맞추어 역사학과에 가고 그 후에 취직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자살을 할것이다.

 

이것을 생각해보아 판사역시 훌륭했다고 볼수있다.

 

판사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또한 편의점의 점장 역시 좋은일을 했다. 점장은 다크초콜릿으로 하여금 살인마에게 쓴맛을 보여줬다. 

어쩌면 살인마는 인생의 쓴맛을 보고 회개하여 자원봉사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살인마는 이제 다시 검거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을것이므로 그가 지원봉사를 할지 안할지는 알수없다.

 

소년은 살인마를 만나 앞으로의 불행한 삶에서 해방되었다. 이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미래에 역사학과를 나와 고통받는 삶에서 해방되었으니 운좋은 일이다.

 

땡볕에서 수고해준 살인마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