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 스트라이크 아웃!"

 

나이 29살에, 이 말은 이미 귀에 익어 버렸다. 삼진, 또 삼진, 또 삼진이었다. 문득 시선이 느껴져 감독님을 보니까,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휙 돌려버리셨다. 입지가 불안한 터라, 메이저 리그에서 자리를 잡아야 할 텐데.. 또 다시 마이너로 가고 싶지는 않다.

 

"야, 데이빗.."

 

감독님이 좀 화나 계셨던 모양인지, 얼굴은 잔뜩 찌푸린 표정이고 색깔은 딸기처럼 새빨갛게 물들었다. 옆에서 눈치를 보던 타격코치님은, 감독님의 기분을 풀어 드리는 것에 애를 써야만 했다. 하지만 나는 다음 타석에서 교체되었고, 다음 날 최악의 소식을 듣고 만다.

 

"아, 여보세요."

 

"데이빗, 잠시 할 말이 있어."

 

그 목소리는 단장님 목소리였다. 개인 전화번호로 되어 있어서 몰라봤나 보다.

 

"아, 단장님이시군요. 무슨 할 말이 있으신가요?"

 

"지금 너의 타율은 정확히 뭐지?"

 

'타율? 타율이라고?'

 

"예? 잘 못 들었습니다."

 

".174야. 1할 7푼 4리. 그러면 너의 출루율은? 2할 3푼 3리."

 

뭔가 여기서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저렇게 내 성적을 들먹인다는 것은 뭔가 꿍꿍이가 있다.

 

"제가 부진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교체 선수라 더욱 나쁜 성적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말을 잘라버리고 이렇게 말했다.

 

"긴 말은 필요하지 않아. 핵심만 말하자면, AAA로 내려가게 되었어. 궁시렁거릴 시간에 빨리 짐이나 싸."

 

(시간 나면 계속 쓰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