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속도로 천장에서 나를 덮쳐오자 가까스로 보았던 [능력] 덕분에 목숨은 건진거 같다.

그리고 그와의 거리를 두었다.


"초면인데 되게 과격하게 들어오시네요"

머리에 흐르던 식은땀을 닦으며 말했다.


"초면이라니 이미 나를 한번 봤을텐데?"


"한번 봤다니...? 너... 정체가 뭐지?"


"전에 말했을 텐데요? 전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이 저를 피한 것을 보니 [능력]의 소유자 시군요."


"능력의 존재를 어떻게 알고 있지?"


"저도 [능력]의 소유자니까요."


갑작스런 두통이 몰려오자 머리를 부여잡고 간신히 질문한다.

"나 말고도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 있었다는 건가...?"


"당신처럼 [능력]을 사용하는 자들을 [페르시터]라고 부릅니다."


"페르시터...?"


"당신을 포함한 능력자들은 총 10명입니다."


"10명... 설마 이건..."


"네, 맞습니다. 이것은 데스게임입니다."


그 소리만은 듣기 싫었지만 데스게임이라는 들려오자 마치 판타지 소설 속에 들어온거 같지만 이건 현실이다.

그 사실은 변하지 않으며 데스게임에 참가를 했다는 사실은 내가 죽을 수도 있는 소리이기에 나는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 그렇다면 데스게임에서 죽으면 어떻게 되는거지?"


"이 세상에 흔적없이 사라지는 것이죠. '존재했다' 라는 사실이 없어진다는 겁니다."


"만약 내가 죽는다면 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사실이 사라진다면 나의 죽음을 슬퍼해주고 고통받는 사람이 없다라는 건가?"

떨리던 목소리를 참으며 겨우 말했다.


"네 맞습니다"


"그럼 됬다."


"네? 그럼 됬다니요...?"


"나의 죽음에 고통받지 않는다면 기꺼이 참가할 수 있다는 거다."


"역시 그분이 당신을 선택하신 것을 이해하겠군요..."


"그분이라니?"


"그럼 저는 당신을 죽일 뿐입니다."


"어, 어?"


그의 말에 마침표가 찍어지자 [능력]이 발동되기 시작했다.

그는 순식간에 나의 앞으로 왔으며 나에게 칼이 아닌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인간의 몸인 나는 아직 능력에도 익숙치 않고 둔했기에 검에 베여버리면서 리타이어가 됬다.

그는 나의 머리, 허리를 차례대로 검을 꼿았으며 나는 과다한 출혈이 일어나는 것을 감지하고 복도로 뛰어나갔으나 끝내 죽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나의 신체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나의 존재는 이 세계,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죽었다?]

[죽고 말았나?]

[아아 이제 나는 이 세상에 다시는 오지 못하는 건가?]

[아직 못해본 것도 많은데]

[아직 해본 것도 적은데]

[아직은... 죽을 때가 아닌데...]

[아직은...]

[아직은...?]

[아직은...!]


죽으면 안된다


나의 의식은 허공의 어딘가로 여행을 떠났으며 끝없는 허공 속에서 며칠을 보냈다.


"이제 이해가 갔나"


"그래"


나는 느꼈다.


죽음을


나는 빌었다


목숨을


나는 원했다


세상을


나는 원망했다


그를


나는 체념했다


이 상황을


나는 깨달았다


죽음을


나는 불렀다


신을


신은 원했다


나의 바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