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고민해 왔던 주제이면서도, 천장에 끈을 매달고 있는 지금까지도 나에게 의혹을 계속 주는 주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하여 살아왔는가.

늘 그렇듯, 언제나의 일상 속에서 우리의 삶은 과연 변하였을까 생각해 왔다. 관성의 법칙에 따라 가는 길의 방향은 변하지 않고,

당신들의 상념은 언제나 그랬듯 내게는 닿지 않는다. 그저 나 혼자만이 이 길을 걸으며, 그 길을 진정 이해해 주는 이는 아직까지는 보지 못했다. 나를 이해해 준다 말하던 이 중, 단 한명이라도 나의 시야와 같은 시야를 공유한 이가 있었던가? 식어버린 조소만이 입에서 흘러나오곤 했다. 이런 나를 보며, 남들은 조소한다. "방구석 철학자 같으니." 맞는 말이다. 사회에 부적응한 체로, 방 구석에 쓸쓸하게 틀어박혀 면도도 하지 않은 체 집에 있던 라면으로 연명하고 있는 꼴이란. 하지만, 이 짓거리도 곧 끝난다. 통장 잔고는 바닥났고, 정신과 진료 기록이 가득한 학력 미달자를 써 줄 회사는 없다. 어버이는 사라진지 오래며, 삭월세 방도 곧 쫒겨나겠지. 분명 숨만 쉬었을 뿐인데, 참 세상사는 알다가도 모르겠단 말이야. 망치와 못을 들고 의자 위에 올라가 못을 박는다. 탕. 탕. 탕. 그리고 끈을 매달고, 손에 쥔다. 웃음이 나온다. 웃음이 멈추지를 않는다.

하하- 어찌 되었던, 선택은 이 꼬라지인가 싶다. 손에 들린 끈이 그리 무거울 리가 없을터인데, 괜스래 무겁게 느껴진다.

이 못이 내 몸을 달고도 견딜 수 있을까. 이 끈이 내 숨을 끊기 전까지 멀쩡할까.

몸의 생존본능인지, 마지막 남은 미련인지, 참 질척거린다. 나란놈은 이럴때마저도 이모양 이 꼴일까 싶어 참 우습다.

아, 몰라. 뒈지면 뒈지는거고, 살면 재수가 없었거니 하며 옆에 예비용으로 준비해놓은 식칼이라도 쓰지 뭐.


-의자를 박찼다.


-철학자는 생각보다 고통이 강했는지, 컥-컥- 거리며 붉어진 얼굴로 제 목을 붙들던 끈을 잡는다.


-끊어 내려는가 싶었지만, 그의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았고, 숨을 뱉어내던 입에서는 마른 침만이 계속 흘러내렸다.


-그렇게 바둥, 바둥, 거리며. 붉어진 얼굴 위로 누군가를 떠올리며, 계속 바둥, 바둥, 바둥.


-약 3분. 마지막에서야 삶의 의지를 찾은 그의 몸이 숨을 멈췄다.


- 주욱 하고 길게 빼어물은 혀는, 다른 때보다 유독 붉은 듯 하였다.





후기: 아 몰라. 때려쳐. 쓰기 귀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