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 소드 채널

"뭐지, 그 수비 자세는? 공격이 안 먹히니까 막기만 하겠다는 겐가... 그래봤자 소용 없을 터..."

세르세바가 다시 자세를 잡고 키무두한을 공격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순간 루티온이 거울에서 튕겨져나왔다. 이미 2번은 거울에 들어갔다 나온 루티온은 거울에서 나오는 요령을 알고 있었기에 튕겨나올 때의 반동을 이용해 플라즈마 소드를 이용해 순간적으로 세르세바를 베어냈다. 세르세바는 매우 고통스러워했으나 곧 재생될 것을 알았기에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키무두한이 소리쳤다. 그는 세르세바의 엄청난 재생능력을 알고 있었기에 상황을 보고 바로 명령했다.

"바로 달려가서 저 자를 토막내라! 난도질하고 회를 뜨고 다져서 떡갈비로 만들어버리자!"

그러자 3개의 중소병단이 우르르 달려들어 두동강 난 상체와 하체를 마구 베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르세바가 계속 토막나면서 완전한 재생은 늦출 수 있었다.

 

한편 루티온은 거울을 부술 방법을 떠올려내었다. 여기서 공간을 빠르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다.

루티온이 세르세바 난도질 현장에서 빠져나가 보급병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죄송합니다!"

루티온이 그곳에서 과일이 든 포대 중 아무거나 하나를 집고 현장으로 돌아갔다. 내용물을 확인하니 사과였다.

 

루티온은 또한 바닥에 있는 스크롤 중 하나를 주워 전속력으로 달리며 소리쳤다.

"이스밀라! 이것 좀 해줘!"

이스밀라가 어리둥절해했으나 루티온은 신경쓰지 않고 바로 이스밀라의 손에 스크롤을 쥐어주었다. 이스밀라가 말했다.

"거대한 나무의 씨앗을 순식간에 자라게 하는 마법...?"

"그거 빨리 해줘. 이걸 하면 저 거울을 부술 수 있어."

"뭐? 그보다도 거울을 왜 부셔? 저거 없으면 인간과 저승 사이에 소통이 안 된다고!"

"말하는 대로 하기나 하셔. 아무튼 빨리!"

 

이스밀라가 혼란해했으나 루티온의 다급한 표정을 보고 거울에서 뭔가가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싸우는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에서 벗어나 조금 거리가 있는 벽에 섰다. 루티온이 사과 포대에 든 사과들을 엎어 전부 빼내었다. 그리고 이스밀라가 스크롤에 있는 대로 마법을 외기 시작했다.

 

이스밀라가 마법을 전부 다 외우자 사과나무 수백 그루가 아주 높이 자라나 한쪽 벽을 메꾸었다. 암술과 수술이 만나서 열려야 할 사과도 덩달아 기하급수적으로 열렸다. 그걸 보고 루티온이 이스밀라에게 방금 열린 사과들에게도 같은 마법을 해줄 것을 부탁했다. 이스밀라는 영문은 몰랐지만 루티온을 믿고 일단은 해보았다.

 

루티온은 사과나무가 자라고 있는 곳을 빠져나가 거울 쪽으로 갔다. 한편 세르세바는 방금 막 재생이 완료된 상태였다. 그러나 그런 걸 확인할 겨를도 없이 루티온이 모두의 귀에 잘 들리도록 소리쳤다.

"거울에서 떨어지세요! 곧 폭파합니다!"

키무두한과 하스코단, 루카스단, 일리언단이 놀라며 뒤로 빠르게 후퇴했다. 모두의 철수가 끝나고 10초 뒤, 거울이 큰 소리를 내며 폭발했다. 병단원 일부가 사방으로 튀어 날아가는 유리조각에 맞아 부상당했으나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거울 바로 앞에 서있던 세르세바의 등에는 무수한 양의 파편이 박혔다.

 

거울이 붕괴괴자 세르세바가 충격에 빠졌다. 자신에게 마력과 사기급 재생능력을 부여해주던 거울의 파괴로 그를 심리적으로 지탱해주던 기둥이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세르세바가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키무두한의 부대를 막무가내로 공격했다.

그러나 얼마 있지 않아 그가 가둬놓은 곳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나왔다. 세르세바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수르트카의 엉덩이에 깔렸다. 수르트카가 '내가 방금 뭘 깔고 앉은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다가 세르세바임을 확인하자 분노에 휩싸여 그의 멱살을 잡아 들어올렸다. 세르세바가 곧 죽을 것 같다는 공포에 휩싸였다. 수르트카가 바로 검을 뽑아들어 쌍욕을 하면서 세르세바를 반죽음 상태로 만들고 바닥에 내팽개쳤다.

"살려줘..."

세르세바가 고통 속에 신음하며 단말마를 남겼다. 그러나 수르트카는 검을 하늘로 치켜들어 그의 심장에 정통으로 꽂았다. 세르세바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그 사투가 끝남에 따라, 그들은 마침내 14관문을 향해 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