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 소드 채널
예언가 레피체드 우스터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루티온 레나이스와 산체 레보의 이름을 예언가 예리우스 하네온의 묘비에 적힌 에스페란토식 로마자로 썼다. 그 후 반으로 나누어 재조합하면 혁명을 뜻하는 Revolution과 부흥을 뜻하는 Renaissance이 나왔던 것이다.
이것은 예리우스의 220번 예언과도 일맥상 통했다.

[220번 예언

혁명과 부흥이 교차하여 만나고 그들과 함께 행동하는 자들이 나타나면 불의가 타도되기 시작하고 정의가 세워지리라]


220번 예언을 푼 레피체드는 바로 284번 예언에도 손을 댔다. 영어사전에 배급과 맹폭격을 찾으니 ration과 stonk가 나왔다. 총 11글자. 이 글자들을 재조합하면 나오는 글자는 kosta rinton. 즉, 코스타 린톤이었다.
또한 '상전의 반대'라는 말은 '하인'을 뜻하는 것이었고, 이는 비트립 폰 하인리히의 가문 이름 맨 앞의 2개의 글자를 뜻했다.
이것은 예리우스의 284번 예언과 일맥상 통했다.

[284번 예언

가문의 시초가 상전의 반대인 지도자 아래

혁명과 부흥이 교차하여 만나고

배급과 맹폭격이 11개로 나뉘었다가 다시 합쳐졌을 때

불의가 타도되기 시작하고 정의가 세워지리라]



레피체드는 바로 예전에 생각해두었던 것들까지 연결해보았다. 마왕의 지시로 막대기를 던져 마왕성에 대한 예언 중 아직 알려지지 않은 한 가지 예언을 판독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나왔던 예언들 중 하나는 바로 133번 예언이었다.

[133번 예언

네등분으로 나누어진 판정의 막대기여

내 밑으로 오지 말고 나에게 달라붙어

그들을 오랫도록 교란시켜라.]



이 때 예언들이 총 301개라서 가로로 43줄, 세로로 7줄로 배열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내 밑으로 오지 말고 나에게 달라붙어'라는 대목에서 유추해보아 진짜 예언은 바로 밑에 있는 176번 예언이 된다.

[176번 예언

아들이 아버지께 통곡하며 말하였다.

아버지, 제가 오늘 아침에 여러가지 미래를 보았는데

모두 하나같이 끔찍하고 잔혹합니다.

그러나 어느것이 진실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 더 끔찍하고 잔혹합니다.

 

하늘에서 아들에게 나지막히 말하였다.

아들아, 내가 지금 네가 말하는 그 미래들을 보았는데

모두 하나같이 거짓됨이 없구나.

진정한 진실은 바로 앞에 있는데 말해줄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하구나.]


이 예언을 자세히 보면 서기장이 준 서기록의 어느 부분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 서기록은 레피체드를 부르기 직전에 마왕과 왕자가 나눈 대화였다.


[마왕:결국엔 너도 깨닫지 못했구나. 역시 이 예언들은 뭔지 모르겠단 말이지. 나는 그게 가장 두렵구나.
왕자:그리고 번호가 알려지지 않은 나머지 하나가 무엇인지도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맞는 것 같은 예언들이 몇 개 있지만 하나만 고르기가 도저히 어렵습니다.
마왕:그러느냐? 일단 말해보거라.
왕자:네. 감히 말씀드리자면 177번, 193번, 299번 예언이 가장 유력합니다. 근데 이 중에서 무엇이 나머지 예언인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모두 다 하나같이 끔찍해보입니다.]

이 부분은 176번 예언과 매우 닮아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나온 177번, 193번, 299번 예언은 다음과 같다.

 

[177번 예언

심판의 쳇바퀴가 굴러간다.

쳇바퀴가 돌면서 뱉어내는 것은 심판의 도구.

겉으로는 평범해보이지만 미래의 시점에서 보면

문 너머로 나아게 할 필연의 만남.]

 

[193번 예언

갈아라.

네 가장 한가운데에 칼날이 있으니

너를 지나는 검이 새롭게 될 것이다.

 

막아라.

네 안에서 숨겨진 힘들이 나올지니

사람들을 위험에서 보호할 것이다.

 

비춰라.

너의 빛나는 눈이 전장에 바로서니

네가 보고 말하는 대로 읽힐 것이다.

 

달아라.

네가 사람들을 친히 인도할 것이니

길 잃은 자들이 너를 의지할 것이다.

 

읽어라.

너에게 계획된 미래가 쓰여 있으니

악이 너를 보고 혼란에 빠질 것이다.]


[299번 예언

검이 날아와 목표를 찌른다.

신성한 책이 피로 물들고 그 손을 보니 기력이 다했다.

베인 자는 하늘에 통곡하니 그 모습이 참으로 딱하도다.]


다음과 같다. 177번 예언은 루티온 일행이 제2관문의 호텔에서 회전추첨기를 돌려 아이템을 얻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193번은 그 아이템의 목록을 의미했다. 그리고 299번은 루티온 일행이 제14관문에서 문지기 에질라이 라템을 이겼을 때의 타개책과 똑닮아있었다.

이것으로 보아 예언서에 적힌 나머지 1개의 예언은 176번 예언이었고, 여기서 134번, 177번, 193번, 299번 예언이 갈라져나왔던 것이었다.


또한 나머지 하나의 예언은 298번 예언. 이 예언은 비트립 폰 하인리히와 플라즈마 소드, 그리고 어쩌면 막시투스타 소드까지 예언하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마왕성 몰락의 시작이 이루어지는 시간과 장소까지 묘사해놓았던 것이다.



[298번 예언

공주가 납치되고 약 십 년 후, 마왕의 대항마가 나타날 것이다.

그들은 천재적인 언변과 지략으로 계획을 구상하며, 검 하나로 무쇠를 완벽하게 두동강 내는 자들이다.

이 자들 외에도 대항마들은 더 있을 것인데, 그대들은 그들을 쉽게 이길 수 없을 것이다.

네가 두루마리를 첫번째로 펼친 그곳에서부터 그자들이 본격적으로 반역의 날개를 펼치게 될 것이다.]


레피체드 우스터는 몹시 놀랐다. 모든 예언들의 실마리는 풀렸다.
레피체드는 이것을 보고 자신의 카를의 성검을 떠올렸다. 여기서라면 카를의 성검의 후계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었다. 엄청난 열정과 소망이 있으며 로즈의 성검을 뽑기까지 했던 마왕성의 왕자도 손에 쥘 수 없었던 카를의 성검.
레피체드는 그녀의 조상인 카를 우스터가 물려준 사명을 좇아 카를의 성검의 후계자를 찾아주고 싶었다.

그렇게 레피체드는 첩보부장 스칸.D.카레이비스를 찾아 예언을 해독했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 첩보부장은 그 자리에서 만세를 부르면서 마왕에게 보고하러 갔다.
그리고 레피체드는 희망과 함께 전장이 펼쳐지는 제18관문으로 떠났다. 카를의 성검의 주인을 찾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