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훨 나빌레라, 자네는 나비가 어디로 갈성싶으냐
상제께선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시겠군.
나풀나풀 내려앉을 나비, 자네는 나비를 놓아줄 텐가
하늘 아래 비추이지 않을 것은 없다마는
나뒹군 날개에는 흙이 진한빛으로 묻었다.
실책이 묻힌 건지 자신이 묻힌 건지,
사뿐히 날아오를 때에 문제라도 있으려나
담담한 소개로 시착한 발끝은 나비 같았을까.
훨훨 나빌레라,
자네는 나비에게 무슨 생각이 있다싶으냐
이슬 끝에 맺은 글이 연하다, 흩날릴 꽃가루야
흐린 색지를 놓기는 싫으니 떨어지라.
땅 위로 스러지지 아니할 것은 없다 하매
천정에 소리쳐 닿도록 하마, 마치 나비처럼
날아들었다가 홀연히 연기가 된 사람이여,
언젠가 본 적 있는 얼굴에 나비라는 화려한 장막을 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