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건물 관리인에 당선되신 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귀하께서는 관리업무에서의 안전 및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서라도 아래의 수칙을 절대적으로 지키셔야 합니다. 아래의 매뉴얼을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있어서 본 기관은 아무 책임이 없음을 알립니다


1. 손전등은 백야등을 사용해주십시오 

백야등은 "그들" 로 하여금 무해하다고 판단하게끔 합니다. 그렇더라도 백야등의 세기는 제일 낮은 쪽으로 맞춰놔야 합니다


2. 천장에서 소리가 나도 위층으로 올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위층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천장을 거꾸로 걷는 "그것" 의 소리입니다


3. 3층 화장실 4번째 칸에서 들리는 흐느낌에 관심을 기울이지 마십시오 

귀하께서 호기심에 그 문을 열었다면 아마 방금전 한 일을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3층 화장실 4번째 칸에서의 흐느낌 소리를 무시하십시오


4. 2층 계단참의 전등이 깜빡거리면 안전한 장소로 피신해있으십시오 

되도록이면 "그것" 의 눈에 띄어 좋을 것이 없습니다. 주변 방이나 시설에 피신해있다 깜빡거림이 멈추면 다시 나오셔도 좋습니다


5. 발소리를 최대한 죽이십시오

귀하의 안전을 위해 기관에서 업무를 위한 특수제작화를 지급할 것입니다. 최대한 소리가 안 나게끔 만들었지만 의도적이든 비 의도적이든 소리를 내서 좋을 건 없습니다. 발소리뿐 아니라 본인을 진원지로 하는 모든 소리에 유의하십시오 


6. 시계를 신뢰하지 마십시오 

건물 내 있는 벽시계는 물론이고 귀하께서 (만약에 손목시계가 있다면) 그것도 불신하십시오. 그곳에서 시간의 관념이 사라지는 경우를 몇 번 봐왔습니다, 이 점에 유의해주십시오 


7. 바닥에 무엇이 떨어져 있다면 그게 뭐가 됐든 줍지 마십시오

모든 물체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떨어져 있는 물건뿐만 아니라 되도록 건물 내 어떠한 시설도 건드리지 않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8. 화장실은 야외화장실을 이용하십시오

건물 내 있는 화장실들은 시설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어 더럽기 그지없습니다. 이를 따로 손볼 요량이 아니라면 야외화장실을 이용하십시오


9. 기관명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의 신분증을 확인해주십시오

그들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모든 요원들에겐 일련코드가 발행됩니다. 출입 허가를 내리기 전 본 기관에 일련코드 일치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기 바랍니다


10. 새벽 3시 7분에서 11분까지는 어떠한 활동도 하지 마십시오

그 기간동안은 조용히 경비실에 머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바깥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도 절대로 밖으로 나가거나 확인하려 들어선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