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손을 얹는다.

건조하면서도 거친 살결. 

목재를 연마하는 목수의 기분이 이러할까. 손끝의 지문을 세워 그녀의 거친 피부를 조심스레 쓸어본다.

피부로 도자기를 빚듯 살포시 움켜쥔 손가락 사이로 그 안쪽의 젊은 탄력과 온기를 탐닉한다.


이것은 여행을 떠나기 위한 준비운동

말 없는 그녀의 반응을 출발의 신호 삼아 손가락을 서서히 아래로 전진시킨다.

손가락은 한 명의 탐험가이자 개척가가 되었다.

나아가는 길은 아무도 밟아본 적 없는 미지의 영역

그 길의 끝에 있을 "그것"을 찾기 위해 한 발 한 발 밟아간다.


나아갈수록 한층 더 뜨거워지는 열기

포기할 줄 모르는 위대한 탐험가는 수분을 머금어 젖어있는 땅에 닿았다.

이 밑에 그가 찾고 있던 보물이 잠들어 있을 것이기에 한껏 고양된 기분으로 발을 내디딘다.

그러자 체중이 실린 발이 밑으로 가라앉기 시작한다.

단순히 젖어있던 것이 아니라 이미 액상화가 진행된 땅이었던 것이다.


점도 높은 그녀의 땅은 탐험가인 손가락을 움켜잡는다.

발버둥 칠수록 그럴수록 그녀가 묻어나올 뿐이다.

저항을 멈춘 채 중력에 이끌리듯 깊숙이 가라앉는다.

그녀 안에서 탐험가는 "그것"에 닿았다.


고깃덩어리

이것은 고깃덩어리다.

그녀의 뜨겁게 달아올라 질척해진 땅속에서 찾아낸 한 조각의 "그것"은 붉은빛으로 번들거리는 고깃덩어리였다.

손가락으로 살며시 눌러 감촉을 확인해 본다.

그녀 속에서 익어버린 듯 단단하면서도 탱글탱글한 탄력을 느낄 수 있는 극상의 육질이다.

이 극상의 진미를 이빨로 물어뜯어 거칠게 맛보고 싶어지는 충동에 사로잡힌다.


손톱을 세워 고깃덩어리를 희롱하듯이 굴려본다.

손톱끝으로 그녀의 육즙이 스며들었다.

싫지않은 기분

저항없는 그녀는 거부의 의사를 내비치지 않는다.

그런 그녀를 보며 고취감에 젖어 본인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이걸 옆에서 지켜보던 철수가 피클을 꽝꽝 씹으며 말해따.


"피자가꼬 드럽게 뭐햐~ 안먹을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