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올리는 관계로, 설정을 까먹으셨거나 처음 보시는 분들을 위해 전 편들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적겠습니다.

-서기 2000000만년, 지구에서 대략 120광년 떨어진 아르구스라는 작은 별에서는 2천만년 전 지구가 쏘아올린 보이저 2호를 발견하고, 그 별의 과학자들(이 별에서는 연구원이라고 부른다)이 암호를 해독해 2천만년 전(이 소설 시점으로 서기 1970년대)의 인류의 모습과 생활상을 알아낸다. 한 편 같은 시간 2천만년 동안 기술이 극도로 발전한 인류는 초광속 항행 기술로 외계인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데...



"당신들이 이 물건을 어떻게 얻었는가?


아르구스 행성의 공립연구원, 그곳에는 크루노 종족과 인류의 바디랭귀지를 이용한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

(아 글쎄 7년전에 이게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거 밖에 우린 모른다니까요?)


"이게 왜 여깄냐 이 말입니다! 이거 우리 별에서 2천만년 전에 쏜건데?"


"*(!#(&*@(!@)&!_ㄴ_~_"

(이 종족들이 뭔 소릴 하는거여? 뭘 쐈다는 건 알겠는데...)


물론 두 종족간에 언어를 한 마디도 모르는 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을 반이라도 이해하면 기적이었고, 그냥 이해하지 못하고 흘려듣는 경우가 허다했다.


"자...자.... 브루노, 지금 이걸 따져봤자 차피 말도 안 통하고 의미도 없으니까, 일단 이 행성을 최대한 둘러보고 문화나 생활상을 알아보자고."


그렇게 4명의 인류는 크루노 족들의 인솔을 받아 주변의 거주시설, 학교, 기관 등등을 둘러본 결과 하나의 공통된 결론을 내렸다.


"이 종족의 생활모습... 우리 지구 역사 박물관에 있는 2천만년전 선조들의 생활모습과 놀랍도록 비슷하다!"


LED와 비슷한 소재로 된 전광판, 도로 위를 굴러다니는 자동차들... 하나같이 그들의 박물관에서 본 2천만년 전 원시시대의 모습과 비슷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걸로 외계인의 문화와 생활상을 이해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서로 언어를 모르는데, 이게 뭐하는 물건인지 물어봐야 되거나 하는 상황에서는? 답이 없다. 바디랭귀지를 통한 소통도 한계가 있는 법. 그래서,


"그대들의 언어를 배우고 싶습니다"


이 말을 열심히 바디랭귀지로 표현한 결과, 5분이 지나서야 간신히 외계인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었다.


"따라오시오. 가르쳐 주겠소."


그렇게 15분 뒤 연구실,


"자 이제 이 말의 의미를 아시겠소? 이 의미는 주로 우리들이 서로 인사하고 교감할 때 쓰이는 건데, 총 24가지의 동사변화가 존재하며, 이것은 그냥 외우는게 답이다~ 이겁니다."


"아오 ㅅㅂ! 이럴 줄 알았으면 언어 분석기(다른 언어의 문장들을 듣고 그 문장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 언어의 문법적 구조와 뜻 등을 학습시켜주는 기계)를 탑재해서 가져올 걸! 망할 나사(2천만년 뒤에도 나사는 나사다)놈들! 괜히 예산을 왜 깎아가지고!"


이 프로젝트의 인류측 언어학자인 브루노는, 지구의 무수한 언어들 중 가장 어려운 언어로 알려진 폴리네-인디아어 (대충 피지어와 힌디어가 합쳐진 언어)를 정복했을 때만 해도 자신이 정복하지 못할 언어는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곳에 와서 이곳의 언어를 배운지 10분도 안돼서 그 생각은 깨끗이 사라졌다. 간단한 인삿말 하나에도 이렇게 많은 동사변화가 있다니!


"자 이 언어의 동사변화는, 원형이 !@#$%^&*(), 1개월 전 과거가 !#%&(@$^*, 1개월 뒤 미래가 (*&^%$#@!.... 이렇게 총 25개의 변화가 있습니다. 이제 이해하시죠?"


"저기요 저 화장실 좀..."


다행히 외계인들이 지구식으로 화장실을 미리 만들어 줘, 브루노는 성공적으로 화장실로 빠져나갈 수 있었다. 한편, 나머지 대원들은


"아... 디아뉴! 우리 선조들이 2천만년전에 이런 비슷한 걸 타고 다녔다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들은 이곳의 버스 비슷한 걸 타고 시내 유람에 나가있었다. 물론 단거리 순간이동 (한 200km까지 가능) 이 상용화 된 지구의 기술에 익숙한 대원들은 일일이 차를 타고 몇 분씩이나 이동하는 것에 매우 답답했지만, 그들이 가장 놀란 건 따로 있었다.


길거리의 외계인이, 무슨 전화나 통신 같은 거에 쓰이는 걸로 추정되는 기계를 들고 일일이 번호를 누르며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저렇게 불편하게 일일이 번호를 누르고 저 무거운 기계에다가 대고 통신을 할 수 있지?!"


"쟤들은 불편하지도 않나..."


"!@#$%^&*()!~~~~"

(허허... 감탄하셨죠? 우리 행성이 다른 건 몰라도 통신 기술은 좋거든요~!)


물론 그걸 대단해 보여서 감탄한 걸로 오해하는 가이드의 자뻑은 말할 것도 없고.


그들이 시내 유람을 즐기는 동안, 그곳에서 90광년 떨어진 알려지지 않은 다른 별에서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었다.


"{}:ㅣ{:}:}ㅖ:}}{:"}{:}{:}ㅖ"

(저놈들... 이제야 우주선을 만들었구먼...)


"{}_+{}_{:}"_}ㅏ+_"

(이제 슬슬 저 푸른 별을 정벌할 계획을 세워야 하지 않겠소? 뭐 90광년 떨어진 원시인들 조지는거야 껌이지.)


""}ㅖ}ㅣ"ㅖ}ㅑ"

(약 1달 후면 우리 우주선들을 출항시킬 수 있습니다.)


"<}}}}}{"::{ㅖ}ㅣ"

(좋아! 더욱 속도 내 준비할 수 있도록!)


드디어 올렸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