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피곤해지겠군."

 존 부기장은 오늘도 한 문장만 툭툭 내뱉으며 집을 나선다.

 그의 삶은 매우 이질적이었다. 어릴 때부터 유복한 집안에서 부유하게 자랐지만 마음은 가난했다. 공부를 하는 것만이 세상에서 부유하게 사는 방법이라며 각박하게 살아온 그의 마음은 부유하면서 동시에 공허하면서도 가난했다. 그렇게 비어있는 삶을 살다가 존이 16살이 되는 해에 프랑스로 유학을 간다.

 존은 따분한 것을 싫어했다. 에펠탑은 너무나도 흔하게 봐서 시답잖은 건축물이었다. 하지만 그의 눈에 들어온 건물이 있었다. 르부르제 공항이었다. 그렇게 항공계에 입문한 존은 마음의 공허한 어딘가를 채우기 위해 항공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또 공부한다. 이전과의 공부와는 사뭇 다른, 공허하지 않은 공부였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서 그는 항공사에 부기장으로 취직한다.

 하지만 비행기 안의 분위기는 그의 예전처럼 텅 비어있었다. 웬 모기가 날아다니는 것도 아닌데 귀를 닫고 눈을 가린다. 틈만 나면 잔소리를 해대는 기장들이 마치 따분한 에펠탑과도 같았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지루한 비행으로 보낸다.

 오늘도 그의 따분한 비행이 시작된다. 평소처럼 미어터지는 JFK 공항에 들어가 화물기 운항을 준비한다. 목적지는 프랑크푸르트.

 "Flight 124, 풍향 230, 풍속 15노트. 22R 활주로에서 이륙 허가합니다."

 "22R 활주로에서 이륙 허가받았습니다. Flight 124."

 "Flight 124 출발합니다."

 "알겠습니다."

 "Flight 124, 출항 관제 125.45로 연락하십시오."

 "125.45. Flight 124. 수고하세요."

 이번에도 똑같이 활주로를 스쳐 하늘로 지나간다.


본인 첫 소설인데 구린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