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숙종 6년 8월 4일

 

밤중에 심한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을무렵

 

등잔불꺼진 안채에서 남녀의 나직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읏"

 

"훅"

 

"아 똥마려"

 

두 사람은 비지땀을 흘리며 배를 움켜쥐고 있었다.

 

"아, 하필이면 . . . "

 

항시 제자리에 위치해있던 요강이 이날따라 보이질 않았다.

 

분명 돌쇠놈이 닦아놓고 제자리에 갖다놓는걸 잊은것이 틀림없다.

 

명문가의 가장으로써 오늘만큼 곤욕스런적은 없다.

 

"야이놈 돌쇠야!!!!"

 

아까부터 몇번이나 불러보았으나 금새 폭우와 천둥소리에 묻혀버린다.

 

괜히 힘주어 부른 탓일까.

 

뱃속 상황은 아까보다 더더욱 악화되었다.

 

"내 잠시 밖에 다녀오리다."

 

방안은 어두워 표정은 알수없으나 담담한 목소리가 그의 결심을 알려준다.

 

"비맞습니다. 체통을 지키시지요."

 

이미 얼굴이 질릴대로 질린 부인은 아무도 보는이 없거늘 양반으로써의 체면을 생각하고 있는듯 하다.

 

"어흠... 어흠..."

 

그놈의 체면이 무엇인지 뛰쳐나가려던 발을 주술이라도 부린것 마냥 방바닥에 붙잡아둔다.

 

허나 그것도 잠시. 이번엔 부인이 먼저 말을 꺼냈다.

 

"뒷간을 다녀와야겠습니다."

 

"아니되오. 비맞지 않소?"

 

"우의가 있는데 무엇이 대수롭겠습니까?"

 

자기가 가려는건 체통이니 뭐니 하며 막으면서 본인은 별일 아니라는듯이 말하는 부인의 가증스런 작태에 남편의 눈에서 불똥이 튀었다.

 

"아니 이년이?!"

 

그때였다.

 

캘리포니아에서가장속눈썹이짙은사냥꾼으로유명한존라쎄빗치가오른쪽뒷다리세번쨰발가락이긴노루를잡기위해정확히땅속23.5CM아래에파묻어놓았던한번걸리면절때로빠져나올수없는수제작덫을태보를하며지나가던노화로꼬리털이푸석푸석한여우가밟으니충격파가덩기덕쿵더러러러발생했다.

 

"아→윽↗?"

 

갑작스런 파동에 두사람 모두 다리힘이 풀려 바닥에 엉덩방아를 쿵기덕 쿵짝 찧어버렸다.

 

가문에 망조가 든것일까

 

이를 신호삼아 두사람의 뱃속에서 요동치던 그것들이 동시에 밖으로 덩 덕덕 쿵덕쿵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으→아↗↘↗↘↗↘↗↘↗↘↗↘↗↘↗↘↗↘?!"

 

아직도 심한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는가운데

 

등잔불꺼진 안채에서 남녀의 나직한 신음소리만이 흘러나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