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항상 신비로운 존재였다. 새로운 세계 같은 느낌. 내가 루시드 드림이라는 것을 알고나서 부터는 더더욱 그랬다. 현실에서는 평범한 고등학생인 나는 꿈 속에서 뭔가를 해보려고 한다. 내가 해보지 못했던 대단한 것들. 어마무시한 돈을 번다거나, 좋아했던 연예인을 만나 식사를 같이 한다거나, 내 머릿속에 있는 악상을 보컬을 고용하여 실제 노래로 만들어 감상해 본다거나... 소소한 것부터 막연하지만 큰 것까지 다 해 볼 예정이다.

 2019년, 윈도우 XP의 서비스가 종료된 지 한참. 유튜브에서 우연히 XP의 부팅 영상을 봤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문구는 언제 봐도 새 컴퓨터를 샀던 설렜던 그 날을 떠올리게 만든다. 왠지 모를 상쾌한 이 영상을 저장하고 싶었던 나는 녹화 프로그램으로 영상을 녹화해 다운로드 폴더에 저장해 뒀다. 그 날 밤까지는 그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 영상 하나가 내 꿈 속 세계를 더 환상적으로 바꿀 줄은 몰랐다.

 첫째로 달라진 점은 꿈 속 세계가 또렷해졌다는 점이다. 물리적으로 체계적으로 발전했단 얘기인데, 더 이상 내 몸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느리게 움직인다거나 멈추지 않아도 된다.

 둘째는 그 영상을 봤을 때 느꼈던 상쾌함이 꿈 내내 계속 이어진다는 것. 매일 꿈이 기다려질 정도이다.

 셋째는 꿈 속 세계가 내가 원하는 대로 더 원활하게 운영되는 것이다. 이전엔 완벽한 루시드 드림을 꾸진 못했다. 꿈 일기도 열심히 써보고 연습도 많이 해봤지만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젠 거의 완벽에 가까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