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저....궁금한게 있는데...
-그래? 뭐든 물어봐! 명색이 지혜의 신이니까ㅎㅎㅎ

나 이민. 지금 '혜움'이라는 지혜의 신과 함께 그높은 천상계(솔직히 아직도 어색하다)로 다시 돌아가는 중이다. 아마도 내려갈때는 한방이지만 올라갈때는 따로 지정된곳을 찾아 올라가는 방식인듯. 얼떨결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건지 모르겠지만 현재 약간은 상황정리가 된듯하다. 그러면서 전부터 궁금한 사실이 떠올라 앞에 서서 걸아가는 신에게 물어봤다.

-혹시 인류의 절반이 사라지게 한 주범도 절대신하고 관련있나요?

-(움찔)
-여태까지 말들이 사실이라면 이 사건도 왠지 그쪽하고 관련되었을 것 같아서요.
-........

응? 왜 반응이 없지?

-저기 왜 갑자기 말을 안ㅎ.....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깜짝) 왜 갑자기 웃으세요?
-그건말이지. 지금 이 상태로 알려줄수가 없어.
-? 왜 알려줄수 없는거죠?
-내가 알려줄수 있는건 인간들의 무지와 멍청함을 일깨워주는것 뿐이거든. 인간의 생사나 자연의 비밀같은걸 발설하는건 신들사이에서 금하고 있어.
-그래도 아까까지만 해도 다 알려주신다고...
-(흥분) 그건 너가 무슨말을 할지 몰랐잖아! 난 니가 신들의 비밀을 알고싶어 할지는 몰랐다고! 생각해봐. 만약 니가 죽은사람을 다시 살릴 방법을 알려달랜다고 내가 알려줄거 같애? 
-그렇게 해선 안될 질문이었나요?(의아)
-어찌됐든 그렇게 알아라. 자 이제 도착했네!

진짜 신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옥신각신하는 사이에 벌써 천상계에 도달해 있었다. 그렇게 의문이 풀리지 않은채 저쪽에서 왠 나보다 어린 꼬마하나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제 3화. 여정을 함께 할 동료

“혜움님, 이민님—!”

나보다 어려보이는 꼬마하나가 이쪽으로 다가와 우리앞에 서서는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여어, 동자. 무슨 일있어?
-주제에 대한 회의결과가 나왔습니다. 
-응? 벌써?
-네, 대부분의 신들께서 모두 모험쪽의 장르를 선택하여 판타지/어드벤처 장르로 결탁이 난 상태입니다.
-(판타지 어드벤처???)
-또한 여러신들 가운데 오타쿠의 신께서 제안하신 의견을 대거 수용하여 의견 조율중입니다.
-그 뚱땡이가? 의외네.
-자세한 사항은 지식의 신께 여쭤보시기 바랍니다.
-내동생? 알겠어. 당장 찾아가볼게.

할말을 다했는지 어딘론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우린 서둘러 지식의 신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우리들 없이도 뭔가가 진행되는것 같은데....

-아까전에 판타지/어드벤처? 그게 무슨소리예요?(그런 책을 별로 읽어보지 못함)
-몰라?(당황) 음...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 용사같은애가 더욱 강해지려거나 마왕에게 붙잡힌 공주를 구할려는등등을 이유로 모험을 떠나는 그런 류의 이야기들을 말하는거야.
-그렇다면 제가 주인공이니까 용사? 그런건가요?
-그렇지 뭐. 이제부터 죽을 각오도 단단히 해야될거다.
-네??? 제가 갑자기 왜 죽어야 돼요?
-그야 당연하지. 죽을 각오도 없이 이 상황을 쉽게 받아들인거냐? 역시 인간은 어리석다니까. 모험하면 역시 주인공이 고난을 겪을때가 가장 두근거리는 법이지. 안 그래?
-저의 목숨이 달린 문제라고요! 그리고 당신! 그 흥미롭다는 미소는 뭔데!!! 날 갖고 어쩔셈이야!
-아니, 그냥 그렇다고.(히죽히죽)


이사람 아니 이 신, 진짜 사람 죽일셈이냐. 혹시 지혜의 신이 아니라 사실 사신 아닐까.

-물론 진짜 절체절명의 순간에는 구해줄테니까. 걱정 붙들어 매. 원래 독자의 흥미를 유발시키려면 그런 현실감 있는 연출, 절정이 필요한거야. 너 아직 한참 멀었구만. 한 수 배워두라고.(찡긋)
-(빠직)하...가기 싫다


분명 모두를 구하려고 받아들인다고 했지만 내가 죽겠다는 말은 안했다고! 만약에 죽기라도하면 난 가족도 친구도 모두를 못 만나게 생겼다고! 더이상 가족도 친구도...잠깐...가족(!)

-잠깐만! 지금 가족들은 어떻게 됐죠? 지금 제가 없어져서 다들 걱정할텐데.
-음? 그건 말이지. 지식의 신, 그러니까 내동생에게 물어보면 알수있을거야.
-그럼 당장 가봐요!(후다닥)
-야! 혼자 앞으로 가면 어떡해. ㅎㅎㅎ 귀여운 자식.


난 얼른 혜움을 앞세워 지식의 신에게 곧장 달려갔다. 얼른 가족을 보고 싶었기 때문인지 내 걸음걸이는 전보다 급하게 움직였다.

-어, 저깄네. 어이 혜모수!

거기에는 혜움과 비슷하게 생긴 아름다운 여인이 신전밖에 앉아서 두꺼운 책을 읽고 있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러고 있는 여인 앞으로 난 다짜고짜 다가가서는 

-제발 부탁드립니다!!!! 우리가족을 만나게 해주세요!!!!!!
-(깜짝)뭐뭐야?! 당신은 누군신데.... 어라? 이민님?
 (지식의 신 ‘혜모수’)

(잠시후)

-하하하하하~! 민이오빠 그만해! 웃ㄱ..풉!
-오늘따라 민이가 활기가 넘치네. 호호호~
-(정색)이게뭐죠...


지식의 신께서 보여준 손거울을 보니 내가, 아니 가짜인 내가 가족 앞에서 배춤을 추고 있었다. 그것도 남들이 보는 앞에서.

-꿀렁이는게 보통이 아닌뎈ㅋㅋㅋㅋㅋㅋ
-그만 웃으라고! 지금 무지 창피하니까!!!
-죄송해요 이민님. 저희 오라버니께서 보내신 인형인데 그새 못참고 장난을 치셨나봐요. 그래도 나쁜의도는 아니니까 부디(거울을 흘끗 보며)...풉!
-(아아 죽고싶다ㅠㅠㅠ)
-너가 오기전에 미리 손을 써뒀지. 너가 하도 가족이 웃는걸 바라는거 같아서 개그코드를 넣어봤어. 어때? 나 센스있는듯.
-오라버니;;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니 나를 처음 신전으로 데려왔을때부터 이미 혜움이 인형을 보냈다고 했다. 근데 천상에서 1분이 지상에서 하루라고...이젠 모두를 볼 자신이 없어ㅠㅠㅠ

-(좀 심했나?)그렇게 풀죽지마. 내가 나중에 망각의 신한테 부탁해서 그부분만 지워달라고 부탁할게. 아니지? 이미 더 심한걸 했을지 모르니 다 지워야 하...
-(멸시의 눈초리)
-미...미안;
-다됐어. 오라버니 이게 오라버니가 처리보고해야 할 서류들이야.
-감사. 오늘도 되게 두껍게도 있네. 에휴...(뒤적뒤적) 어...이건?


혜움을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중 갑자기 혜움이 피식 웃기 시작하더니 나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또 장난치면 그때는...

-야. 중요한일 생겼다. 얼른 가야돼.
-어디요? 아 또 절 골탕 먹이기 위해서?
-그건 진짜 미안;; 하지만 네가 꼭 가야할 장소야! 안가면 후회할껄? 진심으로.
-...거기가 어딘데요?


그리고 날 데리고 간 곳은 누군가의 신전이었다. 아까 지식의 신의 신전보다 훨씬 커서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꼭대기 간판밑에 조그맣게 Mago's grandson 이라고 써져있었다. 근데 왜 혜움이 이곳으로 데려온건지 의문이 들어 물어볼려는 찰나 지혜의 신이 언제 저기까지 갔는지 이미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덥수룩한 아저씨처럼 보이는 사람과 같이.

-어쨌든 지혜신, 여기온걸 환영하네.
-네.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창조신님.
-엥?(저 아저씨가 창조의 신?!)
-오! (나를 쳐다보며) 저 꼬맹이가 절대신께서 직접 고안해서 만드신 주인공인가? 어디보자 흠...(구석구석 살피며) 별로 다를것도 없구먼. 하긴 나도 절대신께 받은 몸이지만, 좀 실망이구만.


졸지에 창조신이 실망한 존재가 되었다.

-저기 주인공하고 함께 할...
-아아. 그 애 말이지? 지금 마음의 신들에게 보낼 참인데... 아직 보내지 않았으니 봐볼텨?
-예ㅎㅎㅎ 감사합니다.
-고러면 보여줄테니 따라와봐.
 

난 영문도 모른채 창조신이 이끄는대로 같이 걷기 시작했다. 옆에 있는 혜움한테 어디가냐고 물어봐도 대답이 없고 창조신도 마찬가지로 대답이 없었다. 둘이 짜고친건가? 내가 너무 휘둘리는거 아니야? 하여튼 저 지혜의 신의 속내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자, 여기가 바로 나의 창조물 보관실이야. 어때? 내 작품들이?

우리가 발을 들인곳은 엄청 넓은 그것도 영화에 나올법한 거대한 연구시설 같았다. 이곳 여기저기에는 사람,동물,심지어 괴물들로 보이는거까지 다양각색의 생명체가 시험관 같은곳에 갇혀있었다. 그렇게 이리저리 둘러보며 따라 걸어가다가 발을 멈춘곳은 무언가 검은유리 같은걸로 감춰진 정체불명의 유리관 앞. 

-자 이게 너희가 보고 싶어하던, 특히 저 꼬맹이가 보고싶어 하던것 일수도 있겠구먼.
-자, 이민 가까이 가봐. 
-네? 예....(가까이 가긴 했는데 뭐지?)


그리고 점점 투명해지는 시험관 안속에 서서히 비치는 그림자, 동시에 그림자도 점점 걷어져 간다. 그리고 난 그안에 정체를 알았을때 난 예상치 못한 나머지 말이 순간적으로 나오지 않았고 조금씩 말이 새어나와 이내 겨우 내뱉은 한마디.

-설마...리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