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치곤 너무 쓸쓸한데?"

막차가 역으로 들어오고 있었으나, 열차를 타려는 승객은 단 하나도 없었다.

열차에 타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역 건물을 바라보았다.

이 역도 예전에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겠지...

 

덜컹거리는 열차.

열차를 타고 가만 생각해보니 아까 그 역이 떠오른다.

누군가는 그 역을 수십 년동안 이용했을지도 모른다.

그 사람은, 이 역이 폐역됐다는 소식을 알았을 때,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니면 역이 폐역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이런 시골 역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벌써 집과 가장 가까운 역에 도착해버렸다.

 

나는 철도 매니아다.

그 중에서도 폐역되기 일보 직전인 역을 찾아가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그 중에서도 막전차를 타고 가서 사진을 찍고 막차로 그 역을 빠져나오는 것을 즐긴다.

 

집에 도착하니 우리집 강아지 주혁이가 나를 매우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요즘 들어 폐역되는 역이 급격히 늘어 사진 찍으러 자주 다니다 보니, 주혁이와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래서인지, 주혁이가 요즘에는 나를 더욱 반긴다.

 

아, 내 이름은 바둑이다.

이름이 좀 특이한데, 부모님이 나와 내 동생을 낳고, 이름을 바둑과 장기라고 지어버려서 그렇다.

그래서 나는 학창 시절에 친구들에게 이름을 갖다 놀림을 많이 받았다. 특히 강아지 이름이라고 많이 놀렸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나는 내 강아지에게 사람 이름을 붙여 주었다.

 

아무튼, 밖에 나갔다 오니 피곤해서 TV를 틀었다.

자극적인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폭행, 구금, 갈취, 강도, 심지어는 살인까지...

"정말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많다. 주혁이는 안 그럴거지?ㅋㅋㅋ"

내 말을 알아들었다는 듯이 주혁이가 나에게 꼬리를 쳤다.

 

"그나저나 뭔 뉴스가 이런 것만 나와... TV 그만 보고 그냥 자야겠... 어??"

TV를 끌라던 찰나.

'신반마을의 유일하다시피 한 교통수단이었던 신반역이 과창댐 건설로 인한 수몰로 일주일 뒤 폐역됩니다. 신반마을 주민들은 과창시 대포면 당둔리로 이주 조치되었습니다.'

...모 역이 폐역된다는 뉴스가 나왔다.

왜 이런 사소한 일이 뉴스에 나오는거지 의구심을 가졌으나, 알고 보니 토지 보상비 문제로 몇몇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논지의 뉴스였다. 그럼 그렇지...

 

그나저나 또 폐역이라고? 거기다 수몰?

이것 참 재밌겠구만... 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