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말했지만 내 이름은 강시철이다. 하지만 아무도 나를 이름으로 불러주지 않는다. 나는 그 사실에 분통함을 느끼며 용사의 능력으로 사과를 소환해 한입 베어문다.

 

'아삭아삭' 아 역시 용사의 능력은 정말 쓸데가 많다. 사과를 소환할 수도 있고 사과를 소환할 수도 있고 등등... 뭐야? 이 능력 쓸모가 없잖아? 용사가 된지 2년만에 내 능력이 얼마나 창렬인지 깨달았다.

 

뭐... 이렇게 시덥잖은 농담을 할 시간이 없다. 나는 일을 해야한다. 용사인데도 사무직이란 말이다! 끊임없이 업무가 밀려오고 나는 묵묵해 그 일을 해야한다. 그리고 가끔씩 황제님이 오시면 업무량이 늘어난다.

 

망할 황제같으니... 그래도 이세계에 와서 내 삶의 질이 늘었다. 매달 올라오는 애니메이션 덕분이다. 아아... 이세계의 애니메이션은 정말 최고야! 원래 세계보다 더 씹덕이 될것같아!

 

내가 무슨 일을 하냐고? 일단 내가 정보기관에서 일한다는 사실은 알아두길 바란다. 제국에서 부하직원을 통솔하는 직급은 관리자 인도자 지도자로 나뉜다.

 

지도자는 10명있고 인도자는 1만명 있는데 그 인도자에 내가 속하는것이다. 부서가 크게보면 10가지로 나뉘니 나는 내 부서에 단 1000명 있는 인도자중 한명인 것이니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아! 이야기가 새버렸다 아무튼 정보기관의 수많은 부서중 나는 이종족에 심어둔 스파이를 관리하는 일을 하고있다. 정확히는 스파이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정리하는건데 단순반복 업무라기 보다는 판단이 좀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왜 서류더미에 파묻혀 사냐고? 매번 들어오는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정보를 받아야 판단을 하든 뭘 하든 할테니 자료를 읽어야 하는데 너무 많아서 읽는데 시간을 많이 쓴다.

 

내용을 다 받아들이면 이종족의 최신 서열정보와 예상되는 행동을 가독성 있게 분류해야 하는데 그건 적당히 문과를 갈아넣으면 해결된다. 그리고 지력 스텟이 꽤 높아져서 사고속도가 빨라졌다. 그래도 힘든건 매한가지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있는데 안내 방송이 울렸다.

 

"안내드립니다. 정보 기관의 이종족 감찰부서 소속 용사는 마수를 잡으러 1층 로비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저건 마수를 잡고 레벨업 하라는 안내방송이다. 원래대로라면 용사가 마계를 활보하며 마수를 잡고 레벨업 해야하지만 이 정신나간 세계는 다 잡아둔 마수를 용사가 잡고 레벨업 하도록 하고있다. 레벨업해서 얻은 포인트로 지력을 올리기 위해서다.

 

그리고 모든 용사를 한번에 불러내면 행정이 마비되기 때문에 이렇게 따로따로 부른다. 

 

로비로 가서 보니 온몸이 구속된채 울부짖는 미노타우로스 10개체가 보인다. 저거 잡는데 인력을 많이썼을것이다. 저거 생포하다 죽은 공무원들에게 묵념을 하며 미노타우로스 하나하나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넣는다.

 

레벨업! ... 1레벨 올랐다. 64레벨에서 65레벨이 됐다. 미노타우로스를 양식해서 한 1000마리쯤 잡을수 있다면 좋을테지만 마수는 식용 불가능한 동물이고 성장속도도 느리며 사료가 많이 필요하기에 직접 잡는게 이득이라 한다.

 

레벨업 해서 얻은 5포인트를 아낌없이 지력에 투자한다. 이로서 내 지력은 369가 되었다. 1000찍으면 얼마나 똑똑해질까? 하고 의미없는 생각을 잡시 해봤다.

 

다시 부서로 올라가서 최신 정보가 담긴 서류들을 읽는다. 약560장... 이걸 3시전에 다 읽고 9시까지 잘 정리해서 다른 부서에 넘겨야한다. 이런일을 한 20년만 더 하면 과로사할것이다. 그런데 그때되면 지력이 1000넘었다고 더 시키겠지... 에라이 은퇴란 없는거냐?

 

내 부하직원들은 퀭한 눈을 한채 계속 일을 하고있다. 그나마 용사라서 지력이 높기에 저 상태가 되지 않는것이다. 내 부하직원들은 마치 좀비같다. 먼 옛날 용사를 사무직으로 쓰지 않던때는 어떻게 이 국가가 돌아갔는지 경이롭기 까지 하다.

 

이윽고 3시가 되자 저 망할 서류에 담긴 내용을 정리할 때가 되었다. 엘프는 이러이러 해서 저러한 조직체계를 가지고있고 타 종족과의 관계는 변함없음. 심해괴수는 예전과 같이 계속 내전중... 2년후면 진정될것으로 보임. 군사력 증강 필요... 저런 식으로 의견을 첨가하거나 요약하면 되는거다.

 

PPT는 저기있는 저 메리센 직원에게 맡기자. 몰골이 처참해서 일 시키기 미안해지지만 다른 직원들 보다는 상태가 괜찮다.

 

5시에는 직원들과 토론을 7시에는 마지막 정리를 하며 8시가 되면 직원들은 계속 열심히 일하고 나는 9시가 되길 기다리며 몰래 논다. 어쩔수 없는거다. 지구에서는 6~7시 퇴근이잖는가 제국이 잘못한거다.

 

9시가 되어 퇴근할때도 직원들은 계속 일한다 머리가 안좋아서 일을 다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에휴... 저 빡대가리들 내가 학생때는 말이야~ 엉?! 음... 그때 공부 안했는데? 크흠... 아무튼 직원들을 내버려두고 제국에서 마련해준 집으로 가서 애니메이션을 신나게 본후 잠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