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짓고 며칠 뒤, 12명은 같이 머리를 열심히 모아 대충 보디랭귀지 비슷한 걸 만들었다. 대략 이런 것이다.

 

배를 둥글게 쓰다듬으면 "배가 고프다"

두 손을 모아 한 쪽 뺨에 대면 "졸리다"

아귀손을 만들어 목젖에 대면 "목이 마르다"

 

등등.

그렇게 무인도에 정착한지 5일 째. 이 섬의 지리는 대강 파악됐다. 그래서 나무 판때기를 주워다가 지도를 만들었다. 뱀 같은 위험한 야생동물도 없고 먹을 것도 꽤 풍족하다. 집도 안 무너지고 건재하다.

 

'혹시 모르니까 전화를 해볼까?'

 

나는 이런 심정으로 매일 아침마다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국제전화로 한 번, 국내전화로 한 번. 4일 동안 신호음도 들어오지 않았다. 다른 사람도 3일 해보다 말았고 중국인의 전화기는 벌써 배터리가 나가 꺼졌다. 나는 그래도 계속 해 볼 것이다. 국제전화로 걸어봤는데 역시 반응이 없었다. 국내전화로 걸어봤다.

 

(연결음)

 

?! 갑자기 신호가 터지더니 연결음이 들린다. 그리고 마침내 연결이 됐다!

 

"어, 엄마."

"어, 그랴 준호야. 뭔일로 갑재기 전화를 다하고 난리여..?"

"엄마.. 사실 나 무인도에 표류됐어.."

"뭐? 무인도? 야가 돌았나.."

"아 진짜야.."

"그, 그 지피 뭐시기는 안돼더냐?"

"응.."

"그럼 카톡으로 사진 보내봐 일일구에 신고해줄 껴"

 

아 여태 그 생각을 못했네

 

"아, 알았어. 일단 끊어!"

 

일단 여기가 한국 근처인건 확실해졌다. 나는 모두에게 소리쳤다. "Here is near to Korea!!"

 

일단 전화 된 김에 119에 전화를 걸었다. 그래, 119는 위치 추적 시스템이 있으니 될 지도 몰라. 그러나 신호음이 연결되지 않았다. 신호도 안 잡힌다..

 

그 때, 나 말고도 신지가 신호가 잡혔다고 했다. 그러나 금방 사그라들었다고..

 

그러나 오늘 일로 12명은 희망을 찾은 듯 하다. (물론 설리번을 제외하고 아까 영어를 알아들은 건지는 모르겠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