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에는 고간 사이에 부풀어있는 물건이 쥐어져 있다. 평소엔 손가락 하나정도 밖에 안되는 그 물건은 어느새 예열을 마친 채로 융통성 없을 정도로 꼿꼿이 서있다. 


손으로 물건을 부드럽게 감싸쥐었지만, 그것은 손 안에 전부 담기지 못한 채 남은 부분이 튀어나와 있었다. 그 모습을 볼때마다 남자는 왠지모를 흡족함을 느낀다. 그러고는 손을 앞뒤로 훑어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남자의 숨소리는 평상시와 다르게 거칠어져 간다.


심장은 빨리 뛰었고 온 몸의 혈액은 상류의 거센 물길처럼 거침이 없었다. 남자의 몸은 마치 라디에이터처럼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으며, 에어컨조차 없는 무더운 여름의 방 안에서 유일한 열원이었다. 


그 성스러운 행위는 거대한 에너지를 내뿜으며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아무런 결실도 이루지 못한채 휴지통에 쓸쓸히 버려질 것이란 걸 그 역시 알고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남자에겐 그런 고차원적인 슬픔을 느낄 겨를이 없다. 그저 쾌락에 따라 손짓을 계속할 뿐이다.





밤공기를 타고 찾아온 그녀는 방 안의 열기를 유심히 살피다가 살며시 방 안으로 발길을 옮겼다. 불이 꺼진 방 안에 은은하게 펼쳐진 모니터의 불빛은 누가봐도 기묘한 광경이었으리라. 그녀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남자의 귀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인다. 그제서야 남자는 흔들고 있던 손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이내 대수롭지 않은 듯 다시 손짓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런 행위가 여러번 반복되자. 그녀는 이 이상 위협은 없다고 판단하며, 회심을 미소를 지었다. 


무언가에 열을 내고 있는 남자의 모습은 매력적으로 보인다. 땀에 젖은 남자의 모습은 입을 다실 정도로 멋있다. 그리고 그녀는 발견했다.


가장 거칠게 맥동하고 있는 그곳을.


그 넘치는 에너지와 무엇보다 그 체취가 그녀를 미치게 한다. 


그리고 마침 알맞게도 남자는 행위를 끝내고 고간에서 손을 뗀 채로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덕분에 체취는 더욱 강렬해졌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그의 물건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입에 달린 바늘을 꽂았다.




아무런 부질없는 짓을 또 해버렸다. 그렇게 익숙한 공허함에 잠긴채 나른해진 몸을 의자에 기대고 한숨을 쉬었다. 물건은 아직 가라앉지 않은 채 그대로 있었다. 


숨을 돌릴 찰나에 무언가 이물감이 느껴졌다. 행위 직후 그곳의 감각은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고, 나는 고개를 살짝 내린 채 고간 사이를 쳐다보았다. 


그것은 자기 몸뚱아리의 수천배나 되는 해면체 위에 앉은 채 주린 배를 채우고 있었다. 


짜증이 밀려와 경직이 풀려가는 그곳에 있는 대로 힘을 주자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듯 도망을 가려한다. 그러나 빨대는 수축된 살에 파묻혀 이미 뺄래야 뺄 수가 없었다. 그것은 그저 하릴없이 앞다리를 허우적 거릴 뿐이었다. 


멍한 기분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러자 문득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기로는 피를 빠는 모기는 암컷 뿐이다. 그리고 이 암컷은 자신이 먹잇감을 찾아서 내 고간에 내려앉았다. 


피를 다 빨고나면 다른 수컷새끼 하고 붙어먹겠지. 그리고 내 새끼도 아닌 새끼를 까는거야. 이 빌어먹을년!


화가 나서 손으로 그 년을 잡으려 했지만, 이내 다시 생각을 고쳐먹었다.


아니야, 이 년한테 있어서 한 끼 식사에 불과하지만 나한테는 아니다.


고간 사이의 물건은 점차 단단해져 간다.


그래 이건 섹스야. 섹스.  


그렇게 결론을 내리자 묘한 흥분감이 나를 사로잡았다. 


계속해서 힘을 주고 있기도 힘들어 힘을 살짝 빼보았다. 그리고 미친듯이 발버둥치는 그년이 도망칠까봐 다시 빠르게 힘을 주었다.  


흐읍, 허, 흡! 허, 흐으읍!   


이미 굳어져 버린 정욕의 상징은 그년의 주둥이를 풀어주지 않은 채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고 있었다.  적어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대상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그것은 강간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일방적인 유린이였다.


이년과 더불어 이년이랑 붙어먹을 수컷과 이년이 낳을 새끼까지. 


헉, 나를 갖고 논 벌이다. 이 걸레년아! 헉, 헉.


쾌락과 정복감에 취한 채 유린의 대상을 의기양양하게 내려다본다. 그러나 건방지게도 그년의 뱃때기는 내 피로 빨갛게 부풀어있었다.


이 시발년이!


부풀어진 배를 보자, 무언가가 연상되어 미칠듯이 흥분이 되었다. 


이윽고 참지 못하고 손바닥으로 물건을 후려쳤다. 그러자 팍하고 그년의 배에서 피가 터져나온다.


하아 하아.


이번엔 숨을 고를 틈조차 없었다. 아직 흥분은 가라앉지 않았다고 주장하듯 곧바로 분출할 것처럼 물건은 시종일관 움찔거렸다. 


손을 씻으러 가기도 귀찮아서 물티슈를 두어장 뽑아 손과 물건에 묻은 피를 대충 닦은 뒤, 곧바로 네토성향의 동영상을 재생하며 나는 다시 물건을 흔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