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드립니다, 의장 각하!"
 "축하드립니다!"
 단상 위에 오르자마자 사람들이 나에게 달려와 한마디씩 축하의 말을 전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승리였다. 78세라는 고령의 나이에, 그것도 한족도 아닌 조선족인 내가 승리하리라고 나조차도 생각하지 않았다.
 단상 위에 오르자 광장에 운집한 사람의 수를 보며 속으로 헉소리를 냈다. 모두가 나를 바라보며 내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나는 단상에 서 있는 사람들과 하나 하나 악수를 나눴다. 정당 사무총장과 대변인, 부대표 등을 거쳐 동생에게 닿았다.
 검은 제복을 입은 동생은 유약해보이는 나와는 달리 까무잡잡한 피부에, 아직도 손아귀의 힘이 느껴졌다.
 동생과 나는 아주 오래 악수를 나눴다. 지난 세월이 눈만 감으면 마치 어제의 일처럼 생생했다.
 젊은 시절, 서양에서 들어온 민주주의에 심취한 내 첫 동지가 내 동생이였다. 내가 민주주의 운동을 벌이다 체포될 때마다 언제나 석방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남은 가족들을 돌본 것은 언제나 동생의 일이였다.
 동생과의 악수를 마치고, 연설대에 올라 마이크를 툭툭 쳤다.
 일순간에 군중들은 조용해지며 숨을 죽인 채 내 말에 귀를 기울였다.
 "에.. 우선, 오늘과 같은 이런 기쁜 날에 함께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람들의 박수 소리와 함성 소리가 들렸다.
 "앞으로 저는 만주 공화국의 총리로서, 만주의 국민들을 위해 제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바치고자 합니다."
 나는 연설대에 놓여진 물을 들이키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더 이상 황제에게 머리를 조아릴 필요도 없습니다! 여러분이 주인이며, 이제 모든 것은 여러분께 달렸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더 이상의 총성도 없을 것이며, 더 이상의 갈등도 없을 것입니다!"
 나는 이 마지막 말을 말하기 위해 입을 달싹였다. 그토록 원하던 한 마디였다.
 ".. 만주 공화국 만세!"
 연설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의 환호성이 울렸다.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한 사람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진석! 이진석!"
 나는 감격에 벅 차 그대로 연설대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꽤 오래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