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맞다! 교과서!"

주번으로서 청소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교실 불을 끄고 나온 나는, 교문 밖을 터벅터벅 걸어가던 중 갑자기 입 밖으로 탄식에 가까운 혼잣말을 내뱉었다. 내일 사회 수행평가를 앞두고는 사회 교과서를 안 챙기다니, 제정신인가. 안그래도 저번 중간고사를 못 보는 바람에 어떻게든 수행평가로 만회해봐야 하는 상황인데 말이다.



급하게 발길을 돌려서 다시 등교하듯 교문 안으로 들어섰다. 해는 벌써 저 멀리 있는 산의 경계 사이에서 타오르는 듯한 석양을 자아내고 있었다. 아직 저녁 6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확실히 겨울이라 그런지 해가 빨리 지나 보다. 복도로 들어서자, 불이 모두 꺼져 있고 어두컴컴했다. 발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선생님들도 벌써 퇴근하셨나 보다. 하긴, 안그래도 마무리 청소를 하느라 늦게 하교했고, 학교를 떠나 한참 걷다가 다시 돌아왔으니 그럴 만도 하다.



교실로 가려면 3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서 왼쪽으로 쭉 꺾어서 가면 된다. 계단을 한 칸씩 걷기 시작했다. 잘 보이지 않았다. 넘어지지 않으려 한칸 한칸 조심히 올라갔다.



2층을 지날 때 즈음이었다. 갑자기 고함 같기도 하고 비명같기도 한 소리가 가늘게 떨리듯이 났다. 처음엔 소리가 컸지만 중간에 갑자기 입을 틀어막은 듯 목소리가 작아졌다. 설마 지금 학교폭력이라도 벌어지고 있는 건가. 핸드폰을 급하게 꺼내들었다. 혹시 위급한 상황이면 바로 112에 전화하려고 다이얼에 1, 1, 2를 차례대로 누른 상태로 나는 한걸음씩 목소리의 진원지로 다가갔다.



소리의 진원지는 2층 교무실이었다. 분명 선생님들은 다 퇴근해 있을 시간대였다. 그런데 불이 켜져 있었다. 뭐지? 설마 선생님들끼리 싸우기라도 하는 건가? 안에서 누군가가 격하게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들렸다. 허억, 허억... 근데 뭔가 신음소리처럼 가늘게 떨리기도 했다. 대체 뭔 일이지? 교무실 창문에는 커튼이 쳐져 있었다. 커튼 사이로 교무실 책상 위에 어지럽게 널린 교복이 눈에 들어왔다.



"천천히 좀 넣어달라고 부탁드렸잖아요!"

익숙한 목소리다. 우리 반 반장. 성격 좋고, 키 크고, 공부 잘하고, 같은 남자라도 반해버릴 것만 같은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 갖출 건 다 갖춘 완벽한 남고생이다. 아마 지금이면 독서실에서 내일 사회수행 준비를 해야 할 반장이, 지금 대체 사람 하나 없는ー아, 내가 있구나ー학교에 남아서 뭘 하고 있는 거란 말인가. 아니, 그보다 뭘 넣는다는 거지?



"그래? 지금 대드는 거냐?"

체육 선생님의 목소리였다. 학생부장으로 계시면서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을 강렬한 피지컬로 제압하는 분이시기도 하다. 그 어떤 녀석도, 체육선생님이 자리에서 일어나 지퍼를 내리고 "한번 해 보겠다는 거냐?"라고 하면 대들 수 있는 녀석이 없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들에게는 순한 양의 탈을 쓰고 친절하게 대하지만, 학교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녀석들에게는 가차없이 양의 탈을 벗고 사나운 늑대의 모습을 드러내는, 그런 이중적인 분이시다.



그 직후, 갑자기 반장이 격하게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약간 열린 교무실 창틈으로 새어나왔다. 나도 모르게, 나는 어느새 손가락을 창틈 속으로 집어넣어 커튼을 조금씩 재끼고 있었다. 그러자 뭔가 익숙하면서도 익숙치 않은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침대에 혼자 누워서 휴지를 옆에 두고 컴퓨터나 스마트폰 화면으로 감상하던 영상에서는 자주 연출되는 장면이다.



하지만 뭔가가 상당히 많이 달랐다. 격하게 숨을 몰아쉬며 신음소리를 내뱉는 주체는, 복숭아와도 같은 탱탱한 가슴을 흔들어대며 머리카락을 찰랑이는 미녀가 아니었다. 그 자리에는 가녀리면서도 탱탱한 곡선을 이리저리 줄넘기처럼 흔들어대는 여자 대신에, 운동으로 다져진 단단한 몸을 뽐내는 반장이 있었다. 아니, 뽐낸다는 말은 약간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평상시처럼 체육시간이 끝나고 얼굴과 목이 땀으로 흠뻑 젖은 반장이 속옷을 벗어던진 채 선풍기 앞에서 멋진 몸을 내밀고 있는 상황이라면 '뽐낸다'라는 말이 어울릴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반장은 약간 달랐다. 넥타이는 헝클어져서 등 뒤로 넘어가 있고, 와이셔츠는 단추가 모두 풀린 상태였다. 바지는 저기 옆에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고, 반장의 왼쪽 다리의 무릎과 발목 사이에는 벗겨진 팬티가 걸려 있었다. 양손을 허리 뒤로 짚고 책상 위에 허리를 올리고 앉아있는 상태의 반장의 얼굴은 약간 붉은빛을 띠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고통스러운 듯 심호흡을 후우 후우 했다. 숨을 들이키자 반장의 어깨가 위로 올라가고 가슴이 이완되는 것이 보였다. 반장의 복근 옆으로 갈비뼈가 약간 튀어나왔다.



그런 반장의 앞에는 완전한 나체 상태의 체육선생님의 뒷모습이 보였다. 위협적이고 날렵한 역삼각형 체형. 넓은 어깨에 군살 하나 없는 허리.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 듯한 갑옷 같은 등근육. 누구도 함부로 덤빌 수 없는 뒷태이다. 체육선생님의 엉덩이의 옆부분이 들어갔다가 나왔다가를 반복했다. 열심히 힘을 주었다가 뺐다가를 반복하는 모양이었다. 체육선생님의 엉덩이와 허리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할 때마다, 그에 박자를 맞추듯 반장은 숨을 거세게 내뱉었다. 반장은 아예 정신줄을 놓은 것처럼 보였다. 반장은 뒤로 젖혔던 고개를 서서히 들어올렸다. 반쯤 맛이 간 듯한 얼굴이었다. 눈동자에는 초점이 없었다.



반장은 양손을 들어올려서 체육선생님의 목 위에 살포시 얹었다.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던 체육선생님은 갑자기 허리를 앞으로 강하게 내밀고는 허리 운동을 잠시 멈췄다. 반장은 순간 하악 하는 숨결을 내뱉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체육선생님은 양손으로 반장의 볼을 움켜쥐었다. 그러고는 반장의 얼굴을 자신 쪽으로 서서히 끌어갔다. 둘의 입술이 서서히 가까워지더니 겹쳐졌다. 둘은 진하면서도 격한 키스를 나누었다. 한 10초 정도 지났을까. 눈을 질끈 감았던 반장이 눈을 뜨며 서서히 고개를 뒤로 당기며 물러섰다. 입을 약간 벌린 상태로 반장은 혀를 약간 내밀고 있었다. 반장은 멋쩍게 손등으로 입술을 훔쳤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반장과 나의 눈이 마주쳤다. 초점 없이 맛이 간 듯했던 반장의 눈동자에는 다시 정신이 돌아온듯 생기가 돌았다. 반장의 눈은 순간 동그랗게 커졌다. 창문을 통해 커튼 틈으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나는, 순간 현실을 자각했다. 나는 둘이서 격렬하게 육체적 관계를 맺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어떡하지? 설마 반장한테 들킨 건가? 반장은 그렇다 쳐도, 체육선생님한테도 들키면 어떡하지? 앞으로 내 학교생활은 어떻게 되는 거지? 나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 순간이었다. 바지에 뭔가 이물감이 느껴졌다. 다리 가운데가 끈적한 액체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그 속에는 딱딱하면서도 단단한 나의 막대기가 펄떡거리고 있었다. 저들의 교미 장면을 보면서 내가 성적으로 흥분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당황스러우면서도 자괴감이 들었다. 아니 잠깐, 지금 그걸 걱정할 때가 아니다. 지금 나는 반장과 눈이 마주친 상황이다. 들킬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다시 창문 쪽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



그러자 다시 반장과 눈이 마주쳤다. 처음에 놀라는 기색이었던 반장은 오히려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와 다시 눈이 마주친 반장은 눈웃음을 지으며 한쪽 눈을 찡긋해 보였다. 그러고는 보란 듯이 책상 위에 일자로 눕고는 내 쪽으로 고개를 뒤로 젖혔다. 입을 반쯤 벌린 상태로, 반장은 아까 놀란 기색이 남아 있던 얼굴 표정을 싹 걷어내고는, 다시 아까 전의 초점이 풀린 듯한 눈동자로 돌아갔다.



"그래, 이걸 원하는 거냐? 발정난 개 주제에 자존심 세우기는. ㅋ 이게 바로 너의 본모습이야. 선생님한테 자지나 구걸하고 있는 너의 모습! 교복 단정히 차려입고 교무실에 찾아와서 선생님들과 생기부 갖고 상담하던 너의 모습은 어디로 갔지?"



"박아주세요... 더 세게..."



 "그래, 바로 이게 너의 본모습이야. 인정하라구! 크하하. 내 굵고 긴 자지가 아니면 넌 이제 더이상 만족할 수 없을걸?"



켈록켈록거리는 반장 왈... 입 사이로 액을 흘리면서 그 사이 용케도 제법 논리적인 듯한 반박을 생각해내었다.

"그렇게 말하는 선생님이야말로... 이게 본모습이잖아요? 한 반의 모범생 반장의 엉덩이 사이로 질척질척 정액이나 뿌리고 다니는 주제에... 남고 학생들 보면서 어떻게 성욕을 억누르시는 거죠?"



반장은 나와 눈이 마주친 후, 나에게 보란듯이 몸을 비틀어 보였다. 체육선생님이 바닥에 눕고 반장은 열심히 허리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미트스핀처럼 반장의 자지가 열심히 원과 곡선을 그리며 돌아갔다. 끝부분이 젖어 있었다.



약간 sm플레이로 가자. 넥타이 잡고 개 목줄 잡듯이 잡아놓고 뒷치기 퍽퍽퍽. 복근이 선명하구나~ 더 선명하게 만들어 봐야겠어 하면서 퍽퍽 주먹질하기 등등



하드코어 플레이도 가즈아~ 딥쓰로트, 양손 잡고 뒷치기 등등



점점 다가온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딱 들켜버린 상황.

반장은 놀라는 기색도 없이 내 아랫도리에 손을 가져다 댔다.

어때, 몰래 훔쳐보는 재미가 쏠쏠했지? 다음번엔 3명이서 즐겨보자~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반장.

내 입은 얼어붙었고, 단단히 서서 펄떡거리는 내 아랫도리가 얼어붙은 입을 대신해서 대답하는 듯 했다.



그 다음날 등교했을 때부터 잠깐 존재한 반장과 나의 어색한 관계.

전일도 별로 친한 관계는 아니였다만 그 후 눈이 마주칠 때마다 계속 먼산을 쳐다보게 되었었다. 이따금씩 아랫도리가 반응하기도 했다. 그 때는 반장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뭐 물론 며칠 지나니 익숙해져서 보름 정도 지났을 때는 반장이랑 아예 팔짱을 끼거나 어깨동무하고 복도를 거니는 건 일상이 되어버렸지만. 선생님도 공과 사를 정확히 구분해서.. 밤만 되면 야생으로 가버리는 선생님이 되었다.

그렇게 남은 고등학교 생활은 셋의 아주 재밌는 하드 플레이 일상이 되었다.





@수험라이브 님 원작에 조금 내용을 가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