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2년 5월 21일, 창경궁 휘령전

''네 이놈!!!! 니가 감히 역모를 꾸며?! 내가 모를줄 알았더냐!!!!''

''아바마마! 아니옵니다!! 소자가 평양에 다녀온것은 그저 잠시 울적한 기분을 풀기 위해서였습니다. 아바마마의 옥체를 해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사옵니다!!''

조선의 21대 왕, 영조 이금이 사도세자 이선을 질타하고 있었다.

''니가 아무리 못난짓을 하여도 다 참아주었다! 그런데, 그런데 아비의 기대에도 부흥하지 못할망정 역모를 꾸미다니! 이게 어찌 천하대불효자가 아닐수 없는가!!!''

''아바마마! 소인은 단지 아바마마가 두려웠습니다! 전 아바마마가 거시는 기대를 충분히 알았습니다! 그래서 매일매일 노력하고 또 노력했습니다! 그런제 아바마마는 더욱 큰것을 원하시고, 저를 천대하시었습니다! 제가 원하였던것은 한낱 임금의 자리가 아닌, 아바마마의 따뜻한 칭찬, 그것 하나였단 말입니다....''

그 말을 듣고 영조는 더욱 소리를 높혔다.

''이...이런 고얀놈!!! 내금위장! 어서 검을 뽑아라!''

''예....? 예! 전하.''

내금위장이 환도를 뽑아 영조에게 건내주었다. 영조는 검을 사도세자에게 던졌다.

''이 칼로 자결하라! 비참하게 처형당하고 싶지 않다면, 얼른 그 칼로 니녀석의 배를 갈라보이란 말이다! 그것이 내가 해줄수 있는 마지막 배려다.''

사도세자는 울부짓었다.

''아바마마! 부자 관계는 하늘이 맺어주신 것인데 어찌 이러시옵니까? 제발 왕명을 거두어 주십시요, 아바마마!''

''닥쳐라! 아무래도 안되겠군. 여봐라! 뒤주를 가져와라!!!''

잠시 뒤, 궁녀와 내시들이 밧소주방에서 뒤주를 가져왔다. 그리고 그것을 사도세자의 옆에 놓았다. 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는 안절부절 못했다.

''얼른 들어가거라! 네놈이 저곳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내 친히 니놈을 참할것이다!''

이미 몸과 마음 모든것이 지쳐있는 세자였다. 세자는 비틀거리며 뒤주속으로 들어갔다. 그때였다.

''마마! 이러시면 아니됩니다!''

''아바마마! 아바마마! 들어가시면 안됩니다!''

사도세자의 아들이자 영조의 손자, 이산(후일 정조)가 울부짓었다. 내금위 군사들이 겨우 뜯어말리고 있었다.

''군사들은 뭐하느냐! 어서 원손을 돌려보내라!''

멀어지는 이산을 보며 사도세자가 외마디 말을 남겼다.

''아들아...아비가 해준것도 없이 이리 먼저가서, 미안하구나...너무 미안해...''

사도세자는 울며 뒤주안으로 들어갔다. 혜경궁 홍씨는 사도세자를 만나기 위해 달려갔으나 끝내 들어가진 못했다.

''전하! 그리 힘도 세신 분이 어찌 뒤주에 들어가란다고 그냥 들어가셨단 말입니까!''

홍씨는 남편에게 원망아닌 원망을 하며 울부짓었다. 영조는 일말을 감정변화도 없었다.

''모두 똑똑히 보거라! 감히 내게 반기를 든다면 가차없이 참할 것이다! 설령 그것이 내 혈육이라도 말이야!''

그로부터 8일 후, 사도세자는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그 모습이 실로 참혹하니, 몰래 받은 부채로 오줌을 받아마신 흔적까지 있었고, 얼마나 소리를 쳤는지 성대는 찢어져 있었다. 탈출을 시도하였는지 벽엔 긁힌 자국이 있었고 손엔 피멍이 가득했다. 이를 임오화변이라 불렀다.